영국 박물관(대영박물관)에 전시된 고려시대 향로가 경북의 한 사찰이 원소장처로 확인된 가운데 반출 경로의 불투명성이 제기됐다.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혜문스님은 28일 영국 박물관 한국실에 전시된 고려시대 향로 좌대에서 원소장처가 경북 비슬산 소재사 지장전이었음을 밝혀주는 명문을 확인했다고 말했다.혜문스님은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와의 인터뷰에서 “이 향로는 고려 공민왕 18년(1358년)때 제작된 것으로 그릇부분은 유실되었고 좌대만 남아 있다. 연꽃 모양으로 제작된 향로 좌대에는 당시 왕과 왕후의 안녕과 장수를 기원하는 명문과 더불어 원 소장처가 비슬산 소재사라고 새겨져 있다”고 밝혔다. 소재사 향로는 보물 321호로 지정된 봉은사 향로와 비슷한 형태로 그동안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이 향로에 대해 수차례 조사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박물관은 소재사 향로에 대한 설명문에 ‘1945년 Lady lnvernairn으로부터 기증 받았다‘고 기재하고 있다. 혜문스님은 “소재사의 향로가 어떤 경로를 통해 영국 박물관에 소장되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우리 정부가 유통경로를 파악하지 못했다면 영국 박물관에 직접 사실관계를 질의할 것”이라고 진행 계획을 알렸다. 소재사 향로가 일제 강점기에 영국으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한 스님은 “귀국후 소재사 주지스님과 관련자료 조사 및 향후 계획에 대해 논의하겠다. 불법유통된 문화재로 확인된다면 반환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고 말했다. 이 향로의 나팔 모양 받침대는 중심에 굵고 가는 은입사로 용무늬를 생동감 있게 가득히 돌리고, 그 위에 활짝 핀 연꽃의 잎을 올려 장식된 특징이 있다. 당시의 금속공예 기술을 보여주는 표면의 은입사 문양이 섬세하면서도 화려하다. 받침대 아래 부분에는 굽이 부착되어 있는데 직선 면에는 여의두문(如意頭文)을, 마지막 단에는 명문을 은입사로 새겼다. 명문에는 이것이 비슬산 소재사 지장전의 향완이며 주상전하(공민왕), 공주전하, 왕후전하의 무병장수와 태평천하를 바란다는 내용과 함께 공덕주와 화주도 밝혀두었다. 소재사 향로는 고려시대의 우수한 금속공예기술을 보여주는 예술품으로, 제작시기와 발원자, 발원문, 소장 사찰과 봉안장소가 명기돼 은입사 공예품을 연구하는데 뿐만 아니라 당시의 사회상과 발원계층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문화재로 평가되고 있다. 그간 영국 런던지역의 한국 문화재 관련 조사활동을 벌인 혜문스님은 미국 애틀랜타로 이동, 31일엔 에모리대학에 소장된 윤치호 친필본 애국가를 열람할 계획이다. 친필본 확인을 통해 윤치호가 그간 작자 미상으로 남겨둔 애국가의 작사가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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