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세에 데뷔, 지금은 고인이 된 여배우의 유일한 출연작 겸 유작이다. 미국의 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증손녀가 공동주연한 영화가 개봉한다. 2월20일 한국에서 선을 보이는 미국 독립영화 ‘스타렛’(감독 숀 베이커)은 스물한살 포르노배우 제인(드리 헤밍웨이)과 85세의 괴팍한 과부 새디(베세드카 존슨)가 우연한 사건으로 얽히면서 벌어지는 충돌과 우정을 담은 휴먼 드라마다. 제인 역의 드리 헤밍웨이(27)는 ‘노인과 바다’,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같은 명작을 써 노벨문학상을 받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손녀 마리엘 헤밍웨이(53)의 딸이다. 마리엘은 언니 마고 헤밍웨이(1954~1996)와 함께 뛰어난 외모로 배우로 활동했다. 큰 키와 늘씬한 몸매로 패션모델로도 주가를 높인 마고는 할아버지처럼 자살로 생을 마감해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미인 유전자’를 물려받은 드리 헤밍웨이는 10대 때부터 배우와 모델로 일해 왔다. 명품 패션쇼 무대와 광고모델로도 유명세를 떨친 드리는 ‘스타렛’을 통해 첫 주연을 맡았다. 스타렛은 극중 제인이 키우는 수컷 치와와의 이름으로, 스타를 꿈꾸는 새내기 여배우를 뜻한다. 이 영화에 출연한 두 주연배우에게도 걸맞는 제목이 됐다. 명문가 출신의 드리 헤밍웨이가 이 영화를 통해 연기자로서의 발전가능성을 보여줬다면, 베세드카 존슨의 발견은 더욱 극적이다. 1925년생인 그녀는 드레스 가게를 운영하며 살아왔는데, 무성영화 배우인 아버지처럼 연예인이 되고 싶었던 꿈을 말년에 이뤘다. 총제작자 중 한 명이 2011년 촬영 시작 3주전 LA YWCA 라커룸에서 만난 그녀에게 독립영화 오디션을 볼 것을 제의하면서 캐스팅됐다. “처음엔 농담을 하는 줄 알았지만, 이 정도 늙으면 일이 흘러가는대로 두고 지켜보게 된다”는 것이 출연의 변이다. 베세드카 존슨은 2013년 4월4일 세균감염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수술을 받던 중 만 87세로 병원에서 사망했다. 숀 베이커(43) 감독은 “우리가 그녀를 찾아낸 것은 믿을 수 없는 행운이었으며, 정말 굉장한 연기로 영화에 숨결을 불어넣었다”고 추모했다. 베세드카 존슨과 드리 헤밍웨이는 ‘스타렛’에서 보여준 연기로 아낌없는 칭찬을 받았고, 2012 인디펜던트 스피리트 어워드에서 최고의 앙상블 연기를 보여준 출연진에게 수여하는 ‘로버트 앨트먼’상을 받았다. 존슨은 같은 해 텍사스에서 열린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페스티벌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따내기도 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