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정(71) 대주교를 포함한 새로운 추기경 19명이 22일 오전 11시(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서임됐다.  서임식에 참석한 새 추기경들은 진홍색 수단 위에 하얀 중백의를 입고 입장했다. 진홍색은 순교자의 피를 상징한다. 때로는 피를 흘리면서까지 교회의 성장과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투신해야 함을 뜻한다. 수단은 성직자들이 평상복으로 입는 발목까지 오는 긴 옷이다. 중백의(中白衣)는 장백의(長白衣)를 조금 짧게 변형한 것이다. 성직자들이 미사와 행렬 등 성사(聖事) 집행 때 수단 위에 입는 옷이다. 장백의는 미사 때 수단 위에 입는 발끝까지 내려오는 백색의 긴 옷이다. 백색은 사제가 미사성제 때 가져야할 육신과 영혼의 결백을 상징한다. 입장 후 인사, 기도, 복음 봉독 후 새 추기경 대표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프란치스코(76) 교황에게 인사했다. 교황은 이후 추기경 임명장을 낭독했다. 새 추기경의 이름을 부르며 품계를 지정했다. 염 추기경은 `사제급 추기경` 품계를 받으며 19명의 추기경 중 12번째로 호명됐다. 교황의 강론이 이어졌고, 새 추기경들은 신앙고백과 교회에 대한 충성 서약, 순명 선서를 했다. 교황은 라틴어로 "추기경을 나타내는 진홍색은 추기경의 존엄성을 나타내는 표지로 자신을 용맹하게 헌신해 그리스도교 신앙과 평화, 하느님의 백성, 가톨릭교회의 자유와 복음 선포를 위해 헌신하도록 준비시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훈화했다. 훈화를 마친 교황은 새 추기경들에게 진홍색 주케토와 진홍색 비레타를 씌워준 후 포옹했다. 주케토는 가톨릭 교회의 성직자들이 머리에 쓰는 작은 모자다. 비레타는 전통적으로 라틴 교회의 성직자들이 쓴 모자다. 아래는 사각형이고 위쪽에는 세 개의 각이 있다. 성부, 성자, 성령의 3위를 상징한다. 비레타 속에 주케토를 쓴다. 성직자의 지위에 따라 수단, 주케토의 색깔과 동일한 것을 쓴다. 교황은 추기경 반지도 수여했다. 새 추기경들은 교황 앞에 무릎을 꿇고 반지를 받았다. 이때는 주교관이나 비레타 없이 흰색 제의에 진홍색 주케토만 썼다. 추기경의 반지는 존엄성의 상징이다.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교황)와 갖는 특별한 친교를 의미한다. 교황과의 일치와 교황청과의 유대를 상징한다. 이어서 교황은 추기경에게 로마의 성당 하나를 명의 본당으로 지정했다. 세상 안에서 교황의 사목적 연대에 참여하는 뜻을 지닌 표징이다. 염 추기경은 로마 트레스테베레의 성 크리솔로고 성당의 명의사제로 지정됐다. 교황은 이후 추기경 서임과 명의본당을 지정하는 칙서를 수여했다. 교황은 다시 새 추기경들과 평화의 인사를 나눴다. 새 추기경들끼리도 평화의 인사를 나눴다. 마지막으로 주님의 기도를 바치며 예식을 마쳤다. 염 추기경은 김수환(1922~2009) 추기경, 정진석(83) 추기경에 이은 우리나라 세 번째 추기경이다. 조현재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을 비롯한 한국 대표단과 현지에서 유학중인 한국인들은 염 추기경의 순서 때마다 성원했다. 염 추기경은 이날 오후 교황청 한국 대사관에서 조 차관 등이 주최하는 축하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1년 전 스스로 퇴임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도 지켜본 이날 서임식에서는 염 추기경을 포함해 영국과 캐나다, 아르헨티나, 아이티 등 15개국에서 온 19명의 새 추기경이 공식 취임했다. 80세 미만인 염 추기경 등 16명은 교황 선출권도 얻었다. 이에 따라 교황을 선출할 수 있는 추기경은 총 120여명이 됐다.  새 추기경들은 이튿날인 23일 오전 10시30분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리는 추기경 서임 축하 미사에 참석한다.  교황은 염 추기경을 비롯한 새 추기경들과 함께 서임 축하 미사를 공동 집전한다. 새 추기경들은 흰색 제의와 주교관을 쓰고 미사 장소로 입장한다. 주교관 안에는 전날 서임 예식에서 받은 진홍색 주케토를 쓴다. 제의 안에는 진홍색 수단과 장백의를 입는다. 염 추기경는 24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한다. 이날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 요청과 한국 방문 계획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올해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 8월 대전에서 열리는 아시아청년대회 개막 미사에 참석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교황청은 방한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염 추기경은 교황을 알현한 오후에 내외신 기자회견을 한다. 26일 로마를 떠나 27일 귀국할 예정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