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 이 물고기가 바꿨다…마크 쿨란스키 `대구`   물고기가 인간의 전쟁과 혁명을 좌우할 수 있을까.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마크 쿨란스키는 논픽션 분야 명저로 손꼽히는 `대구`에서 "그렇다"라고 단언한다. `대구`는 어부 집안 출신으로 대구잡이 저인망 어선에 승선했던 쿨란스키가 시카고트리뷴의 카리브해 특파원 시절 취재한 것을 집대성한 책이다. 대구의 모든 것, 즉 역사상 대구의 역할과 생태, 요리법까지 7년간 밀착 취재하고 고증했다. 쿨란스키는 `세계의 역사와 지도가 대구 어장을 따라 변화해왔다`는 획기적 프레임으로 새로운 세계사를 펼쳐 보인다. `대구`의 가장 큰 의의는 물고기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대중에게 인간과 대구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일깨웠다는 점이다. 대구, 이 물고기로 인해 전쟁과 혁명이 일어났으며 많은 국가와 지역의 경제가 좌지우지됐다. 대구는 여러 나라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고유 음식의 주재료이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실들을 따라가다 보면 인류만이 역사의 주인공이라고 여기는 것이 얼마나 큰 오만인지 되새기게 된다. `대구` 초판이 간행된 지 20년이 다 돼가는 지금, 대구는 어떻게 됐을까. 대구뿐 아니라 우리가 흔히 먹는 물고기들 가운데 약 60%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이제 자취를 감추고 있는 대구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주고받음`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 이 책이 미시사 열풍을 일으킨 17년 전과 달리 한 어종을 통해 세상을 본다는 시도는 더 이상 획기적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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