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문화적 자산이 거의 다 소진한 상태에 있지 않은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문화강연 `문화의 안과 밖` 운영위원장 김우창 고려대학교 명예교수가 10일 태평로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늘의 대한민국을 진단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적 변화는 다른 사회나 다른 역사, 우리의 역사에서도 찾아보기 드물게 큽니다. 역사에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지만, 지금처럼 송두리째 삶의 방법까지 바뀐 전환은 굉장히 드물었다고 생각합니다." 김 교수는 문화적 성찰 없이 변화된 외양을 견제했다. 문화의 `밖`이 분주하게 변한 데 반해 `안`은 영글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경제, 정치적 자산은 어느 정도 확보가 됐지만, 우리 정신력이 그것을 뒷받침하는 상태에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심이 갑니다." 50여명의 국내 학자들이 강연자와 토론자로 참여, 학문적 성찰을 대중과 공유하는 것이 목표인 문화과학 릴레이 강연 프로젝트 `문화의 안과 밖`은 이 같은 배경에서 탄생했다. 이들은 고도로 압축된 성장을 이유로 짚었다.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문화가 주제가 된다더라도 현실문제에 봉사해야 한다는 관점"에 근거한 것이다. 김 교수는 "그동안의 학문과 문화가 사회, 정치, 경제적인 목적에 봉사하는 것으로 간주됐기 때문에 이것을 분리해서 생각해보자, 이것들이 무얼 하는 학문인지 생각해보자는 게 `문화의 안과 밖`의 취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10일 `공적 영역의 위기`를 주제로 김 교수를 비롯해 유종호 전 연세대 석좌교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이정우 경북대 경제학과 교수, 박상훈 도서출판 후마니타스 대표, 이재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강연했다. 내년 1월10일까지 1년간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안국동 안국빌딩 서관 W스테이지에서 모두 50차례 열릴 예정이다. 과학, 예술, 철학, 경제 등을 망라한다. "청중 문제, 분야의 문제, 취지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를 설득하고, 누구에게 사는 방법을 가르치고, 누구에게 옳고 그른 것이 무엇인가를 가르치는 것보다도 진리 자체를 문제로 삼자고 정했습니다." 강연 영상과 강의록을 네이버 `열린연단`(openlectures.naver.com)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과 모바일로 제공, 대중과 호흡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정 수준 이상의 강연 수준 유지를 위해 대중의 노력도 주문한다. `문화의 안과 밖` 운영위원인 문광훈 충북대 독문과 교수는 "`좋은 것은 어떤 것이든 성취하기 어렵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의 문화강좌도 일정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 그 수준의 중심 기준은 학문의 엄정성이고. 사실에 대한 객관적 탐구"라고 전했다. 15일 두 번째 섹션 `공적 영역의 구성`의 두 번째 강연 `교양교육의 이념`이 진행된다. 김남두 서울대 명예교수가 강연자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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