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티스트 정연두(45)가 서울 삼성미술관 플라토에 작품을 설치했다. ‘무겁거나, 혹은 가볍거나’를 주제로 사진·영상·설치·퍼포먼스 등 50여 점을 들여놨다. 국내 개인전은 6년 만이다. 작품 가운데는 초기 대표작, 뉴미디어와 퍼포먼스로 확장된 신작 2점이 눈에 띈다. 우선 플라토의 글래스 파빌리온에 상설 전시된 로댕의 ‘지옥의 문’ 앞에 3D 영상기기를 통해 바라보는 ‘베르길리우스의 통로’(2014)를 설치했다. ‘지옥의 문’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상을 실제 모델로 재현한 가상 조각이다. 갤리러 측은 “작가가 일본에서 체류하던 중 보지 못하는 현실을 사진으로 촬영하는 어느 시각장애인 안마사와의 우연한 만남으로부터 시작된 작업으로 보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자문하게 한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신작은 ‘크레용팝 스페셜’(2014)이다. 5기통 춤으로 주목받은 여성그룹 ‘크레용팝’의 중년 아저씨 팬층인 ‘팝저씨’들과 작가가 함께 기획한 설치 작업이다. 전시장 안에 크레용팝만을 위한 공연 무대를 선사한다. 팝저씨들은 크레용팝이 길거리를 전전하며 무료 공연하던 무명시절부터 스타 자리에 오르기까지 응원한 충성스러운 후원자들이다. 이들은 단순히 여자 아이돌에 열광하며 대중문화를 소비하는 삼촌 팬과는 다르다. 스스로 안무 영상이나 수많은 의상과 소품을 제작하고 공유하면서 크레용팝의 성공 열망을 충족시키고 대리만족한다. 이를 통해 각자만의 방식으로 위안과 해방감을 찾는다. 초기 사진 작업과 영상작업도 볼거리다. ‘꿈’과 ‘소망’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의 만남을 시도하는 ‘영웅’(1998), ‘내사랑 지니’(2001~), ‘원더랜드’(2003) 등 사진 작업이 전시됐다. 화목한 가족사진으로 구성된 연작 ‘상록타워’(2001), 도쿄의 번화가 긴자의 명품 가게 점원들을 촬영한 10점의 사진 연작 ‘도쿄 브랜드 시티’(2002) 등도 볼 수 있다. 디지털 편집기술을 처음으로 시도하며 사진과 영상의 경계를 탐색한 ‘식스 포인츠’(2010)도 있다. 전시는 6월8일까지다. 22일 오후 2시 아티스트 토크 프로그램이 열린다. 1577-7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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