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43) 정찬우(46) 김태균(44) 이영자(46) 등 내로라하는 입담꾼들이 말을 줄이고 귀를 여는 프로그램이 있다. `대국민 토크쇼`를 표방하는 KBS 2TV 예능프로그램 `안녕하세요`다. 이들은 2010년 11월 첫 방송부터 녹화세트에 두런두런 앉아 시청자의 각양각색 고민을 경청했다. 그 결과 예능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과 함께한다는 변수에도 프로그램은 월요일 밤 11시10분에 단단히 자리 잡았다. "일을 하러 오는 느낌보다는 배워가는 게 많은 프로그램입니다. 부담이 전혀 없고 에너지를 충전해 가는 시간이죠. 올 때마다 기대가됩니다. 힘이 되는 프로그램이에요"(김태균), "말은 많이 하지 않지만 많은 걸 얻어가는, 조금씩 성숙하고 진화하는 느낌이 들어요."(신동엽)MC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프로그램이다. `안녕하세요`는 라디오와 각종 예능에서 환상적인 호흡과 입담을 과시하던 개그 듀오 `컬투`에게 지상파 고정 MC라는 타이틀을 처음으로 안겼고, 논란으로 활동이 뜸했던 이영자의 지상파 복귀를 도왔다. MC 강호동(44)과 유재석(42)의 선전 속에 좀처럼 존재감을 과시하지 못하고 있던 신동엽은 `안녕하세요`로 새롭게 입지를 다졌다."이 작품이 잘 돼서 여기저기 섭외가 들어오고 활동을 할 수 있게 됐어요. 든든한 기둥 같은 프로그램이죠"(이영자), "방송에 집중하지 못하고 7년여를 방황할 때 `안녕하세요`를 만났어요. `내가 잘하는 게 이거구나`라고 생각하게 해줬어요. 개인적인 고민을 해결해 준 프로그램입니다."(신동엽)이들은 특별한 솔루션을 제시하지 않고 사연에 몰입한다. "프로그램을 즐겁고 유쾌하게 해야 하는 역할인데 사연에 빠져 진지해지는 경우가 있어요. 방송에 안 나갈 걸 알면서도 길고 장황하게 충고할 때가 있는데 방송 끝나면 `내가 왜 그랬지`하고 생각하기도 해요. 그만큼 몰입도가 커요."(정찬우)시청자들을 놀라게 할 만한 기상천외한 고민부터 시청자들의 고민과 닮은 사연들까지 다양한 고민이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운행케 했다. "입대를 앞둔 아들이 엄마와 고등학교 때부터 대화를 하지 않았던 고민이 있었어요. 이러다 아들과 완전히 멀어지겠다 싶어서 엄마가 신청한 사연이었죠. 엄마도 이유를 몰랐는데, 아들이 학교 다닐 때 친구들에게 폭력을 당했던 게 엄마한테 혼날 때 오버랩됐다는 거에요. 프로그램이 끝난 뒤 웃으면서 두 사람이 이야기하면서 갔어요. 뿌듯했죠. 마치 제가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인 것처럼."(이영자)방송에서 소개했던고민이 해결됐다는 사연들이 속속 제작진에 답지하고 있다는 점은 `고민은 털어놓는 순간 해결된다`는 말을 방증한다. 출연자들은 150여명의 방청객과 수 많은 시청자들 앞에 고민을 말할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다. "모르는 사람이 많은 곳에서 치부를 드러냈을 때 해법을 제시받지 않더라도 치유가 되는, 그 자체로도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분들이 많아요. 내 목소리를 다른 사람이 들어주고 함께 고민해주는 거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라는 걸 느꼈죠. 다른 프로그램과의 차별점이에요."(신동엽) 3년의 세월을 보내며 소개되는 고민이 크게 다르지 않아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프로그램이 서두르지 않고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이유다. "저희끼리 변화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시청자들이 또 다른 `안녕하세요`를 보고 싶어하는 거 같기도 하고 저희도 그런 걸 보여야 하는 생각이 강박처럼 오는 거 같아요. 큰 변화는 아니지만 고민을 거쳐 조만간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싶네요."(신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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