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도심에는 포항의 역사만큼 시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한 산(山)이 있다. 포항시 북구 덕수동에 위치한 수도산이 그 곳.  수도산은 도심에 있는 산이라 그리 높지 않지만 정상에 오르면 영일만의 푸른 동해바다가 눈앞에 들어오고 포스코, 포항운하 등 포항의 전경이 펼쳐진다.  수도산의 원래 이름은 백산(白山)이었다. 조선시대 세조의 왕위 찬탈에 항거한 모갈거사(茅葛居士)라는 사람이 수도산에서 은둔하다 순절한 후부터 그 충절을 되새기고자 모갈산(茅葛山)이라고 불렀다.  현재 ‘모갈거사 순절사적비’와 ‘모갈정’이라는 정자가 남아 어린 단종을 향한 모갈거사의 우국충정(憂國衷情)을 기리고 있다.  이후, 일제강점기 시절인 1923~1926년에 상수도를 시설할 때 배수지를 이 산에 설치한 후부터 수도산(水道山)으로 부르게 됐다.  산 중턱에는 수도산 저수조가 아직 남아 있으며 1924년부터 중앙동 일대에 급수를 공급해오다 2003년부터 시설이 노후 돼 폐지됐다.  6?25전쟁 당시 수도산 일대는 최대 격전지중 하나였다. 1950년 8월, 북한군이 이곳을 장악하여 경주, 울산을 통해 부산으로 남하하려 했었고, 학도병, 국군이 자신의 목숨을 던져 한 달 넘게 맞서 싸운 곳이다.  한국전쟁 당시 조국을 수호하다 장렬히 전사한 포항지역출신 전몰군경들의 넋을 추모하기 위한 ‘충혼탑’과 ‘반공순국청년동지위령비’가 있어 그들의 호국(護國) 정신을 기리고 있다.  이밖에도 관음사, 극락사, 보현정사 등의 사찰과 1970년대 말까지 지역문화 창달에 일생을 바친 재생 이명석 선생의 문화공덕비 ‘옛 포항시민의 노래’가 있다.  현재 수도산은 포항시민의 휴식처인 ‘덕수공원’으로 조성돼 단골 소풍 장소이자 운동 및 여가 장소로 사랑받고 있다.   김기동(82, 중앙동) 씨는 “수도산은 단순한 산이 아니라 포항 사람들의 애국충정이 서린 역사 깊은 곳”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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