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서핑을 하다가 한 블로그에서 모 여자 아나운서가 동료 아나운서와 결혼발표를 한 후 적은 글을 읽었습니다. 3개월도 안 되어 결혼결정을 하니 주변에서 신중하지 못하다, 기다려 보면 더 근사한 혼처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혹은 그가 숨겨진 재력가 아니냐, 결혼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 말들이 많았다고 합니다.그녀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만남의 시간이 아니라 교감의 깊이이고, 서로 완전히 믿어도 좋은 사람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함께 하기로 했다는 대목은 많은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정말 내 사람이라는 확신은 오래 만나거나 많은 사람을 만난다고 해서 느끼는 것은 아니라는 거지요.결혼정보회사는 어찌 보면 만남이 흔한 곳입니다. 만남의 기회가 많다는 것이 사람을 보는 안목을 갖게 한다거나 자신이 찾던 상대를 만날 수 있는 확률을 높여준다는 장점도 있지만, 만남에 길들여지다 보니 그 소중함을 잊게 하는 점도 있습니다.이런 거죠. 이 사람이 괜찮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 더 만나면서 그 느낌을 확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른 사람을 더 만나봄으로써 결정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는 후자를 습관성 만남중독이라고도 하는데요. 이런 경우는 대개 만남만 수십, 수백번 반복하다가 결국 지나간 세월, 떠나간 사람들을 아쉬워하게 됩니다.만남 기회가 많다는 것에 대한 남녀의 생각은 어떨까요?남성1: 강한 확신이 없다. 그런데 다른 사람 만날 기회가 있다. 그렇다면 보통은 지금 만나는 사람보다 더 나은 사람이 다음에는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울질을 해서라기보다는 굳이 다른 사람 안 만날 이유가 없다는 거다.여성1: 여러 사람 만날수록 처음보다 좋은 사람이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현재 만나는 사람에게서 한 가지라도 더 좋은 점을 찾아서 정들이는 게 훨씬 나을지도 모른다.남성2: 내 경우는 뒤에 좋은 사람이 나온다는 기대보다는 주어진 만남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서 좋은 사람을 만나자는 생각을 하게 된다.여성2: 만남의 소중함을 잊게 되고, 그래서 더 선택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남성3: 꼭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많이 만나면 내 스타일을 만날 확률도 더 높아진다. 10명 만났을 때와 20명 만났을 때를 생각해보면 안다.여성3: 자신의 인연을 찾기 위해 만남의 기회를 많이 갖는 것은 공감한다.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면 소모적이랄까, 지치게 된다.옥수수밭 얘기 아세요? 남아메리카의 한 부족에서는 딸이 결혼할 때가 되면 아버지들은 딸들을 옥수수밭으로 데려가서 제일 괜찮은 옥수수를 골라오라고 한답니다. 거기에 맞는 신랑감을 골라준다는 거지요. 하지만 딸들 대부분은 썪은 옥수수나 아예 빈 바구니로 밭을 나온다고 합니다. 좋은 옥수수를 봐도 더 좋은 것을 찾느라 그냥 지나치다가 결국 빈 손으로 끝까지 오고 마는 거죠.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순간입니다. 바로 이 순간, 내가 만나는 사람에 최선을 다할 때 좋은 결과가 있는 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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