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예상을 깨고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로 권영진 전 의원이 선출됐다.대구 지역이 새누리당의 텃밭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만큼 당초 친박(親박근혜)계 후보인 조원진·서상기 의원의 우세가 점쳐졌다.하지만 이날 오후 대구시 북구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여론조사와 국민참여선거인단 투표를 합산한 결과 당내 쇄신파이자 비박(非박근혜)계로 통하는 권 전 의원이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이 발생했다.친박계인 서 의원과 조 의원은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2위로 고배를 마셨다.대구 지역의 한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면서 "여론조사는 몰라도 일반 당원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변화에 대한 욕구와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대구시장 후보로 선출된 권 전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 전까지 서울에서 활동한 정치인이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내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서울 노원을에서 당선됐다. 19대 총선에서는 낙선한 뒤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으로 활동했다.경북 안동이 고향인 권 전 의원과 대구의 인연은 그가 대구 청구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것이 거의 유일하다. 따라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뒤늦게 대구에 내려간 권 전 의원이 보수적인 대구의 표심과 친박의 아성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특히 권 전 의원이 이날 일반 여론조사에서는 3위에 그쳤지만, 당원 조직력이 필요한 현장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며 후보로 선출된 점은 일반적인 예상을 완전히 뒤엎어버린 결과다.이처럼 당원 조직의 표심이 비박계인 권 전 의원의 손을 들어 준 것은 대구 지역의 새누리당 국회의원 구성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현재 대구 지역 12명의 국회의원 가운데 초선은 7명으로 절반을 넘는다. 대부분의 대구지역 초선들이 친박으로 분류되며 서 의원과 조 의원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당원 장악력에 있어선 초선의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대구 지역 국회의원 가운데 권 전 의원과 개인적인 친분이 두터운 사람은 의정활동을 해 본 3선 이상 의원 3명이 전부"라며 "대구 지역 초선 의원들이 당직자와 대의원을 완벽하게 장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아울러 친박계인 서 의원과 조 의원이 경선 과정에서 감정 싸움에 가까운 공방을 펼치는 등 경선전이 가열됐고, 친박 표심이 분산된 점도 권 전 의원이 후보로 선출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이날 서 의원과 조 의원이 고배를 마심에 따라 30일 예정된 부산시장 경선의 서병수 의원과 다음달 9일 열릴 인천시장 경선의 유정복 의원 등 친박 인사들이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도 관심이다.서병수 의원은 현재 부산시장 경선에서 권철현 전 대사와 각종 여론조사상 박빙의 양상을 보이고 있고, 인천시장 경선에 차출된 유 의원 역시 경선 상대인 안상수 전 시장의 만만치 않은 기세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