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교육청이 무궁화 나무를 `심어라` `심지마라` 하는 엇갈린 지시를 내려 시민들은 우리나라 국화를 모독하는 처사가 아니냐하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히고 있다.경북도교육청은 `무궁화 나무 식재`에 대한 이같은 엇갈린 지시를 내려 일선 학교와 실무 담당부서조차 큰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14일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교육시설과 기술직 직무연수에서 교육감의 지시로 무궁화와 은행나무, 모과나무, 회양목, 회화나무 5개 수종을 비선호 조경수로 분류했다.이들 나무의 경우 다른 수종에 비해 관리가 까다롭다는 게 이유였다. 문제는 무궁화가 우리나라의 ‘국화(國花)’라는 점이다.이런 가운데 지난 1월6일 교육부는 공문을 통해 `나라꽃 피는 학교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무궁화 식재를 희망하는 학교의 수요를 조사해 보고해 줄 것을 각 교육청에 요청했다.이는 학교 내 화단과 유휴 부지 등에 무궁화를 심는 사업으로 전국의 학교에 총 4년간 무궁화 묘목 10만2000그루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사업이다.이때는 각 학교마다 수요조사를 실시해 57개 학교의 신청을 받아 교육부에 보고했다. 이 가운데 7개 학교가 올해 무궁화 나무 1900그루를 제공받아 교내에 심었다.그러나 경북도교육청은 지난 1월17일 경산과학고등학교에서 열린 시설분야 업무개선방안 회의에서도 회화나무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수종을 또 다시 비선호 조경수로 지정했다.이후 각 지역 교육지원청에 공문을 내려 보내 조경공사를 할 경우 무궁화를 비롯한 해당 수종을 가급적 심지 말 것을 지시했다.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이영우 교육감이 지난 2월24일 신설 학교인 구미 해마루초등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무궁화 동산을 조성할 것을 지시했다.결국 경북도교육청이 지난해와 올해 2차례나 무궁화 나무를 심지 말라고 지시한 것을 또 다시 2차례에 걸쳐 번복한 것이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일선 학교와 실무진 측에서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익명을 요구한 한 교원은 "심지 말라고 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다시 심으라고 하느냐"며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현재 3선 출마를 선언하고 예비후보로 뛰고 있는 이영우 교육감은 "당시 무궁화를 심지 말라고 지시한 적은 없다"며 "직원들이 말을 잘못 이해하고 받아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무궁화의 경우 울타리 식으로 심으면 다른 조경수에 가려 잘 자라지 않고 병해충 방제가 쉽지 않아 동산 형태로 심으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이영우 교육감은 14일 나라사랑 교육의 일환으로 경북 지역의 모든 학교에 `무궁화 동산`을 조성하겠다며 `무궁화 동산 조성 및 무궁화 사랑 실천 운동` 공약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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