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이 한국국학진흥원과 함께 16일부터 6월23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목판, 지식의 숲을 거닐다’전을 연다.‘대동운부군옥 목판’(보물 제878호) 등 책판을 비롯해 ‘도산서원 현판’ ‘능화판’ 같은 생활목판 등 목판 관련 자료 250여점을 선보인다.목판이 만들어지는 과정 중심으로 구성했다. 옛날 사람들의 이야기가 글과 그림이 돼 나무에 새겨지며 다시 종이에 찍혀 책이 되고 세상에 전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도록 했다.1부 ‘종이에 쓰다’에서는 퇴계의 문집을 간행하기 위한 초고본에서부터 교정본을 볼 수 있다. 역사적 사건이나 현상뿐 아니라 사물과 생활에 대한 자기 생각을 후손들에게 전하고자 붓에 먹물을 묻혀 종이에 한 자씩 정성껏 쓰고, 보고, 그린 자료를 통해 기록의 의미와 노력을 살펴보는 공간이다.2부 ‘나무에 새기다’에서는 판각의 의미와 이를 통해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풀어놨다. 조선 후기 책의 간행 과정과 비용 등을 알 수 있는 간소일기(刊所日記)를 비롯해 도산서원에서 책을 간행하기 위해 오늘날의 간행위원회처럼 임원명단을 기록한 파록(爬錄), 방문 기록인 시도기, 물품사용 내용과 비용을 적은 하기(下記), 책의 배포 목록인 반책기(頒冊記) 등이 전시됐다.3부 ‘세상에 전하다’에서는 기록을 목판에 새겨 전달하는 방식이 갖는 확산과 보존의 의미를 짚어 본다. 이를 위해 전시장을 목판이 즐비한 장판각처럼 꾸며 놨다. 관람자들은 그 속에서 문집(文集)·족보(族譜)·지리지(地理誌)·의서(醫書) 등의 책과 목판은 물론, 포은 정몽주(1337?1392) 영정, 괴담 배상열(1759?1789)이 제작한 혼천의, 일제강점기에 일본식 화로(?爐裏)의 외곽 보호 용도로 변형된 오륜행실도 목판 등을 관찰할 수 있다.마지막 4부 ‘생활에 묻어나다’ 공간에 들어서면 건물의 편액이나 다식판, 떡살, 금박판, 부적판 등이 설치됐다. 사람들의 정성과 바람을 담은 글과 문양을 새긴 목판의 다양한 쓰임새를 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상자 안쪽 면에 꽃나비 등이 찍혀진 능화문(菱花紋) 종이가 발라진 색실상자, 능화문을 찍은 종이가 발라진 의걸이장 등 목판의 다양한 흔적을 살필 수 있다.또 지식정보의 확산에 이바지한 천자문 목판을 비롯해 ‘입춘대길(立春大吉)’과 ‘건양다경(建陽多慶)’ 등 입춘첩 내용을 새긴 입춘첩 목판이 처음으로 공개된다.마구리에 발간일, 발간 장소, 각자장의 이름을 쓴 입재유교 목판, 책판 뒷면에 1882년(고종 19) 청송의 봉람구저(鳳覽舊邸)에서 85장이 제작됐음을 알 수 있는 냉천문집 목판, 오자(誤字) 수정을 위해 잘못 새겨진 내용을 도려낸 수암선생연보 목판 등도 소개한다.목판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더하기 위해 다양한 미디어아트를 활용한다.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106호인 각자장 김각한 등 3명이 매주 수·금·일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 훈민정음과 동몽선습 등을 목판에 새기고 인출(印出)하는 시연을 한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