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벽면의 위쪽 높은 하늘은 풍성하고, 아름다운 구름이 둥실 떠 있다. 수평선 위로는 올망졸망 솟아오른 낙도(落島)의 아스라한 풍경이 펼쳐져 있다.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제1-2전시실을 연결하는 이곳에서는 자연의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 땅에서 솟아오르는 들꽃과 잡풀, 고요한 시냇가의 표면 위로 내민 조그만 바위, 물 위에 떠 있는 버드나무 잎사귀 등이 고요하게 움직인다.‘코리안 뷰티: 두 개의 자연’이란 제목으로 열리고 있는 이 전시에는 자연과 교감하며 한국현대미술의 감성과 미감을 보여주는 회화, 한국화, 조각, 사진 등 140여 점이 나왔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특별기획전 두 번째 전시다.전시회는 ‘울림’과 ‘어울림’으로 나눠 구성했다. 1전시실 ‘자연 하나: 울림’은 본질이자 근원적 행태로서의 자연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연출했다. 이우환의 ‘조응’과 ‘동풍’, 구본창의 달항아리, 김주현의 나무 쌓기의 부조 작품 ‘작기 확장법’ 등을 볼 수 있다. 함축과 은유, 비움의 여백, 여운과 울림을 보여주는 작품들이다.‘자연 둘: 어울림’이란 제목을 붙인 2전시실은 자연과 인물, 동물을 통해 한국 정서를 담아낸 작품으로 채웠다.김광수의 ‘나의 구름’, 김영수의 ‘떠도는 섬’, 한정식의 ‘고요2 충북 단양’ 등 자연의 풍경을 지나면 김상우의 ‘세대’, 최호철의 ‘을지로 순환선’ 등 각 세대를 대표하는 평범한 이웃들의 모습이 벽면 가득 펼쳐진다. 박노수의 ‘소년’과 김수익의 ‘모정’도 눈길을 끈다. 일곱 마리의 조각 작품 뿔 달린 우제류도 볼 수 있다.이추영 학예연구사는 “자연은 전 세계 예술가들이 영향을 받는 주제이기도 하지만, 각 나라의 예술가들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특색 있는 주제”라며 “자연이 굉장히 포괄적인 주제임에도 굉장히 특징적으로 각 나라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다”고 밝혔다.“이번 전시는 불상이나 도자, 한옥 등 그동안 전통예술의 범주에 머물렀던 한국미에 대한 개념에서 벗어나 한국현대미술만의 독자적인 특수성과 창조적 미의식이 돋보이는 한국미를 표현한다”며 “한국 작가들의 사유와 철학이 어떻게 작품 속에서 구현됐는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9월28일까지다. 02-3701-9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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