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씨구 좋구나, 지화자 좋네."대청마루에 선 채로 판소리 흥부가 중 `박타는 대목`을 들려준 안숙선(65) 명창(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이 활짝 웃었다. 차려입은 고운 한복이 5월 훈풍에 미동했다. "얼쑤!" 창덕궁 낙선재 전각 앞마당에 자리한 관객들도 추임새로 흥을 돋웠다. 외국인 관광객은 동행한 한국인에게 민속음악에 관해 물었고, 답을 듣고는 미소를 지었다. 20일 창덕궁 낙선재에서 `고궁에서 우리음악 듣기` 공연 일부를 선보이는 자리가 마련됐다. 안숙선 명창을 비롯해 거상 김만덕의 이야기를 관객에게 전한 유인촌(63)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가야금 연주곡 `침향무`를 연주한 황병기(78) 명인이 낙선재를 찾은 이들의 박수를 받았다. 누적 관객 25만명을 기록 중인 `고궁에서 우리음악 듣기` 6회 공연이 24일부터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종묘에서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전통예술 활용 관광자원화 사업의 하나로 2008년 시범공연, 2009년 상설공연으로 자리매김했다. 각 궁의 특성을 살린 공연들이 마련된다. 경복궁에서는 궁중음악, 창덕궁에서는 풍류음악, 덕수궁에서는 동화음악, 종묘에서는 종묘제례악이 울릴 예정이다. 정도전과 이성계의 이야기가 있는 `경복궁 음악회`는 24, 25일 양일간 열린다. 송혜진 숙명여자대학교 교수의 해설과 함께 국립국악원의 대취타, 궁중무용 `포구락`, 관악합주 `수제천`, 궁중무용 `검무` 등 연주와 춤을 감상할 수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창덕궁에서는 25일부터 6월22일까지 매주 일요일 아침 `창덕궁 음악회`가 열린다. 낙선재 전각을 무대로 꾸며지는 `낙선재 음악회`와 창덕궁 후원을 산책하며 우리음악을 감상하는 `창덕궁 산책` 등이 준비된다. `낙선재 음악회`는 거상 김만덕의 이야기와 풍류음악으로 꾸며진다. 유인촌 전 장관이 김만덕의 이야기를 전하고 황병기 명인, 안숙선 명창, 국립국악원 등이 산조와 가곡 언락 `벽사창이`, 춤 `춘앵전` `살풀이춤`, 판소리 `적벽가`를 선보인다.`창덕궁 산책`은 창덕궁 후원이 개방하기 전 이른 아침 후원을 산책하며 즐기는 음악회다. `국왕과 세자의 사랑 이야기` `정조와 세종은 누가 더 훌륭한 왕이었을까` `정조와 효명세자 이야기` 등을 주제로 한 인문학 이야기와 국립국악원의 연주가 함께한다. 무대 없이 창덕궁 후원의 풍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공연으로 매회 40명만 신청을 받아 진행한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덕수궁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스토리텔링 공연 `동화 음악회`가 마련된다. 31일부터 6월15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오후 7시30분 덕수궁 함녕전에서 퓨전 국악밴드 `고래야`, 월드뮤직 밴드 `아트키키`의 공연과 동화를 2D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한 `보이지 않는 아이` `이젠 안녕` `나, 비뚤어질 거야` 등을 볼 수 있다. 종묘에서는 24일부터 6월28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조선왕조 역대 임금에게 바치는 제례음악인 `종묘제례악`을 감상할 수 있는 `해설이 있는 종묘제례악`이 펼쳐진다. 한국문화의집 진옥섭 예술감독과 국립국악원 박정경 학예연구관의 해설이 이해를 돕는다. 유인촌 전 장관은 "잔인한 4월이 갔다. 아직도 우리는 무거운 마음으로 5월을 보내고 있다"며 "치유와 희망의 마음을 담아 마련한 음악회가 상처입은 많은 사람에게 작은 희망의 메시지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02-580-3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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