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합니다. 여러분들을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참회합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60) 스님은 20일 오후 7시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리는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추모재를 앞두고 “희생자들은 우리 사회를 바꾸기 시작했고 모두를 되돌아보게 했다”며 “특히 생명의 존엄함을 다시 일깨워 줬고 탐욕으로 일그러진 우리 사회에 큰 죽비 소리가 됐다”고 말했다.“비록 짧았지만, 그것만으로도 여러분들의 삶은 충분히 가치 있었다. 우리는 그 ‘작고 아름다웠던 삶’을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라며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했다.“두 번 다시는 이런 아픔이 있어서는 안 된다. 사람이 우선인 세상이 되어야 한다. 그런 세상을 위해 바꿀 것은 모두 바꿔야 하며 도려내야 할 것은 모두 도려내야 한다”고 짚었다.또 정부 당국은 단 한 명의 실종자도 없이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도록 노력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유가족과 함께 이번 참사의 배경과 원인을 한 치의 소홀함 없이 짚어내고 다시는 이런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완벽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러한 정부의 책임 있는 조치를 바라며 희생자와 공동체 정신 회복을 위한 기도 정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이어 “봄마다 사무칠 것이다. 그때마다 불생불멸(不生不滅)의 이치를 되새기게 될 것”이라며 “떠났지만, 보내지 아니했다. 상주불멸(常住不滅)하니 희생자 여러분들은 항상 우리 곁에 있을 것”이라고 애도했다.“희생자 여러분들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세상이 얼마나 빛으로 가득한지를 보여줬다. 여러분들은 우리 모두에게 영원히 꺼지지 않는 등불이다. 우리는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한 희생자들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희생자 모두를 가슴에 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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