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지상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곧 눈 덮인 히말라야 성채에서 웅장한 랭클링라 곁에 자리 잡은 인적 미답의 럼두들을 정복하기 위해 출발한 한 무리의 대단히 사랑스러운 무능력자들의 이야기다.”(빌 브라이슨)1956년 영국에서 처음 출간된 책으로 산악인들과 모험가들 사이에서 이미 오랜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윌리엄 틸먼의 난다 데비 등반대에 관한 1937년 기사를 소재로 ‘등반’이라는 극한 상황을 풍자와 해학으로 패러디한 이 소설은 출간 당시엔 대중이나 언론에서 전혀 주목받지 못했다. 오랜 세월 절판된 상태로 해적판으로만 떠돌다가 반세기 가까이 지나서야 빌 브라이슨 작가가 우연히 발견해 장문의 추천 서문을 달아줌으로써 비로소 세상에 다시 빛을 보게 됐다. 국내에서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수년 전 한국어 번역본이 출간된 바 있으나 일부 산악인과 문인들 사이에서만 입소문을 타며 읽혀지다 작가 정유정의 추천으로 다시 개정판으로 출간돼 빛을 보게 됐다. 소설은 아무도 오르지 못했던 1만2000m 상상의 고봉 ‘럼두들’을 오르는 과정을 능청스럽고 재미있게 그린다. 동료를 배려하는 마음과 인내심 하나는 끝내주지만 눈치 없는 등반대장 ‘바인더’, 길잡이이면서도 항상 길을 잃고 민폐를 끼치는 ‘정글’, 걸어 다니는 질병 덩어리인 등반대 주치의 ‘프로운’,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음식을 끼니때마다 만들어내며 모두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요리사 ‘퐁’ 등 능력은 의심스럽지만 미워할 수 없는 7인의 등반대원들은 힘겹게 산을 오르며 좌충우돌한다.1959년 오스트레일리아 남극 탐험대는 그들이 발견한 봉우리에 ‘마운트 럼두들’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이 건이 계기가 돼, 이 산은 현재 남극 지도에 공식 지명으로 표기되고 있다. 카트만두에 있는 ‘럼두들 식당’은 에베레스트 등정대의 집결 장소로 유명하다.“오래 전, 산악인과 극지과학자 등 모험파 사내들 손에서 떠돈다는 전설의 소설을 귀동냥한 적이 있다. 수십 년간 절판된 책의 복사본을 무림비급처럼 품고 다니며 너덜너덜하도록 돌려본다고 했다. 어느 남극원정대는 소설 속 지명들을 남극 몇몇 곳에 붙였고, 남극지도에 그대로 표기됐다고도 했다. 그 전설이 바로 이 소설인 것이다…헬멧을 준비하시라, 마지막까지 뒤통수를 얻어맞을 테니.”(소설가 정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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