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제67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한국감독들의 작품이 잇따라 프랑스 칸에 소개되며 한국영화의 미래를 가늠케 했다.신인감독의 정주리의 `도희야`는 칸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정 감독은 2010년 단편 `나의 플래시 속으로 들어온 개`로 데뷔해 `11`(2008)로 서울국제영성영화제 아시아단편 경선 부분에 진출했다. 단편 `영향 아래 있는 남자`(2007)는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선재상을 받았다.봉준호 감독의 `마더`(2009), 나홍진 감독의 `황해`(2010), 김기덕 감독의 `아리랑`(2011) 등이 이 부문에 초청된 바 있다.`도희야`(감독 정주리)는 사생활 문제로 외딴 바닷가마을로 좌천된 파출소장 영남(배두나)이 의붓아버지 용하(송새벽)의 폭력에 시달리는 14세 소녀 도희(김새론)를 만나 서로 의지하며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다. 19일 공식 스크리닝 이후 평단의 호평은 끊이지 않았다. 칸영화제 기간에 발행되는 스크린 데일리 인터내셔널의 수석 평론가 마크 애덤스는 "사람을 끄는 매력의 훌륭한 배우 배두나가 영화에 영혼을 불어넣었다"고 평했다.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폭력성이 섬세한 연출과 훌륭한 연기로 잘 표현됐다. 끔찍하도록 아름다운 장면과 훌륭한 배우들의 연기가 있는 영화"라고 극찬했다.23일 오후 7시(현지시간) 살레 드뷔시 극장에서 열린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시상식에서는 아쉽게 호명되지 못했다. 이 부문의 트로피는 헝가리 감독 코르넬 문드루초의 `화이트 가드`(White God)에게 양보했다. 하지만 `도희야`는 칸영화제 마켓에서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에 판매를 확정 지었다. 가장 빠르게 구매를 결정한 프랑스 배급사 에피상트르(Epicentre)는 빠르면 9월 프랑스 70개 극장에서 개봉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일본, 독일도 관심을 두고 구매를 타진하고 있다.한편, 이 영화의 주연 배두나(25)는 20일 영화진흥위원회 파빌리온에서 오랜 시간 열애설에 휩싸여온 할리우드 스타 짐 스터게스(36)와 열애를 인정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2월 해외 연애매체를 통해 열애설이 흘러나왔다. 두 사람이 관계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김성훈 감독의 `끝까지 간다`는 감독주간에 초청됐다. 김 감독이 2006년 영화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 이후 8년 만에 선보인 신작이다. 어머니의 장례식, 아내의 이혼 통보, 우발적인 교통사고 등으로 위기에 봉착한 `고건수`(이선균)가 자신의 범죄를 은폐하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18일(현지시간) 공식 스크리닝을 통해 상영되자 버라이어티는 "이선균은 적절하게 밀도 있는 연기를 보여주며 과장된 역이 아니어도 웃음을 자아내는 연기로 깊은 인생을 준다"고 찬사를 보냈다. 할리우드 리포터도 "폭주하는 서스펜스와 블랙 유머가 만나 완성된 한시도 예측할 수 없는 박진감 넘치는 작품"이라며 "에너지 넘치며 혼을 빼놓는 롤러코스터 같은 영화"라고 평가했다.프랑스 영화 `포인트 블랭크`를 리메이크한 영화 `표적`(감독 창)은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서 세계 영화인들을 만났다. 한국영화로는 2005년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과 2008년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에 이어 세 번째다. 이 영화는 23일(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첫선을 보이자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특히, 이날 자리에 참석한 원작 연출자 프레드 카바예 감독은 "원작과 거의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각각의 캐릭터 묘사가 상당히 다르다고 느껴져 무척 흥분됐었다"며 만족스러워했다.`표적`은 칸영화제 필름 마켓을 통해 독일, 터키, 스위스 3개국과 중동, 남미 지역에 수출됐다. 올해 영화제에는 초청되지는 못했지만, 손예진(32)·김남길(33) 주연 `해적: 바다로 간 산적`도 필름 마켓을 통해 재미를 누렸다. 이 영화는 북미를 비롯한 일본,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폴란드, 멕시코, 대만, 태국 등 15개국과 판매계약을 했다. 한국 사극영화 중 가장 많은 국가에 선판매된 작품으로 기록됐다.`해적`은 조선 건국 보름 전 고래의 습격을 받아 국새가 사라진 전대미문의 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찾는 해적과 산적, 그리고 개국 세력이 벌이는 내용이다. 국내에서는 올 여름 관객을 만난다. 올해 칸영화제에는 전도연(42)이 우리나라 배우로는 처음으로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앞서 2009년 이창동 감독이 경쟁부문 심사를 맡은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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