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축제만 5개가 난립한 지난해 여름 페스티벌 시장은 사상 최대 격전장이었다.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업계의 큰손 CJ E&M이 주최하는 `안산밸리 록페스티벌`은 세월호 침몰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단원고가 있는 안산에서 열리는만큼 애도 차원에서 행사를 취소했다. CJ E&M과 상표명 등으로 법적 분쟁까지 벌인 `지산 월드 락 페스티벌`은 지난해 최악의 성과로 소리소문 없이 중단된 상태다.올해는 총 4개가 예정돼 있다. 지난해 론칭한 페스티벌로 역시 업계의 큰손인 현대카드가 주최하는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1-시티브레이크 2014`(8월 9~1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8월 1~3일 송도 달빛축제공원), 일본 `서머소닉`과 제휴해 도심형 페스티벌을 표방하는 `슈퍼 소닉`(8월 14~15일 서울 올림픽공원)이다. 여기에 아일랜드 록밴드 `U2`와 미국 팝슈퍼스타 마돈나,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 월드투어를 기획한 공연기획사 라이브네이션과 싸이·빅뱅의 매니지먼트사 YG엔터테인먼트, 보험사 AIA생명이 뭉친 `AIA 리얼 라이프, 나우 페스티벌 2014`(8월 15~16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이 가세했다. 지금까지 공개된 라인업을 살펴보면, 크게 눈에 띌 만한 뮤지션은 아직 없다. 최근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비틀스` 멤버 폴 매카트니의 첫 내한공연까지 무산됐다. 그 수준까지는 못돼도 어느 정도 이슈가 될 만한 팀을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브릿팝 밴드 `뮤즈`·하드록의 전설 `메탈리카`·글램록의 기수 이기 팝을 앞세워 록 페스티벌의 전통강자 CJ E&M에 타격을 가한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 2014`의 1차 라인업은 파괴력이 미미하다. 미국 팝밴드 `머룬5`와 월드스타 싸이로는 작년 라인업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 다만 2012년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 정상을 놓고 7주간 맞붙은 둘이 다시 만난다는 것은 주목할 거리다. 막대한 자금력의 현대카드가 추후 어떤 카드를 꺼내보일는지, 관심사다.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은 1차 라인업에서 6년 만에 내한하는 브릿팝 밴드 `카사비안`과 미국 록 밴드 `보이스 라이크 걸스`를 내세웠다. 매년 부족한 예산으로 거물급 대신 록 팬들에게 지지를 받는 팀을 초대한만큼 추후 공개되는 라인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슈퍼소닉`은 1·2차 라인업을 통해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와 드러머 로저 테일러 등 원년 멤버가 주축인 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퀸`, 영국의 루키 `더 1975` 등의 합류 사실을 알렸다. 1991년 세상을 뜬 보컬 프레디 머큐리 대신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애덤 램버트가 합류하기는 했으나 퀸은 첫 내한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나우 페스티벌` 역시 1·2차 라인업 공지로 미국의 팝스타 레이디 가가와 미국 오하이오의 듀오 `투엔티 원 파일러츠`의 공연 사실을 전했다. 이 페스티벌의 첫째날은 무엇보다 싸이를 비롯해 그룹 `빅뱅`과 `투애니원(2NE1)` 등 YG 소속 가수들이 총출동해 눈길을 끈다. 하지만, 싸이가 이 축제 1주 전에 열리는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 2014`에도 나온다는 점은 아쉽다. CJ E&M과 현대카드가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 거물 팀 `D`는 사실상 내한이 어렵다고 알려졌다. 음악 팬들의 기대가 점차 줄어드는 이유다.이에 따라 `후지 록 페스티벌` 등 일본을 다녀가는 유명 팀들에 대한 최종 조율을 위해 국내 페스티벌 관계자들이 분주한 상황이다. 기획사 관계자는 "눈이 높아진 국내 팬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막판까지 새로우면서도 무게감 있는 뮤지션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페스티벌의 낭만인 캠핑이 가능한 축전은 사실상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하나라는 점도 옥에 티다. 수년째 록 페스티벌을 찾은 가요계 관계자는 "도심형 페스티벌이 교통이 편리하고 환경이 쾌적하기는 하지만, 영국의 `글래스턴베리`와 미국의 `코첼라 페스티벌`같은 여름 페스티벌다운 낭만을 선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무엇보다 라인업에 록 뮤지션들의 이름이 눈에 띄지 않는 점이 가장 아쉽다. 팝계 관계자는 "자유와 평화를 대변하는 여름 음악 페스티벌의 꽃은 아무래도 록"이라면서 "상업성이 짙은 가수들로 채워지는 부분에 대해 솔직히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으로 눈길을 돌리는 록팬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공연기획사 9ENT는 한국 록 팬을 상대로 공연 티켓과 비행기 표 등을 묶은 `후지 록 페스티벌` 패키지 판매도 예정하고 있다. 올해 후지록페스티벌에는 캐나다 록밴드 `아케이드 파이어`, 스코틀랜드 록밴드 `프란츠 퍼디난드`, 미국 싱어송라이터 잭 존슨 등이 헤드라이너로 나선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