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전통 무악의 거장 한성준(1874~1941)의 탄생 140주년을 맞아 `제1회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이 열린다.주최 측인 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 회장 성기숙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원)는 27일 오전 서울 정동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성준 선생을 통해 전통 예술을 재발견하고 이를 문화 예술로 보전·계승하고자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위대한 유산, 한성준의 춤`이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다. 한성준의 공연예술사적 업적과 예술 정신을 조명하는 여러 행사가 서울(6월)과 그의 고향인 충남 홍성(9월)에서 펼쳐진다. 한성준은 내포제(內浦制) 전통춤의 거목으로 통한다. 충남 지방을 중심으로 불리는 시조의 창조(唱調)가 내포제다. 특히 홍성은 내포제 전통춤의 총본산이자 한성준과 그의 손녀딸로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보유자인 한영숙의 고향이다. 한성준은 충남 홍성의 세습무가 출신으로 8세 때 춤과 장단, 줄타기 등 민속예능을 익혔다. 내포 일대에서 활동하다가 서울 무대에 입성, 당대 최고의 명고수로 명성을 얻는다. 판소리 명창들과 전국을 순회하며 왕성한 공연활동을 펼쳤다. 경성방송국 최다 출연자 중 한 사람이었다. 국악 명인들의 북반주로 유성기 음반 녹음에 참여하는 등 전통음악의 보급과 확대에 크게 공헌했다. 특히, 1930년대 후반 사라져가는 조선 춤을 보존 계승하기 위해 조선음악무용연구소를 창립했다. 약 100여 종목에 달하는 전통춤을 집대성하고 무대 양식화하는 업적을 남겼다. 한성준이 창안한 승무(제27호), 태평무(제92호), 살풀이춤, 학춤, 한량무, 훈령무 등은 오늘날 최고의 전통춤으로 손꼽힌다. 한성준의 문하에서 강선영·김천흥·이동안 등 유명 전통춤꾼이 배출됐다. 한성준의 춤 일체를 물려받은 손녀딸 한영숙이 `승무`(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로 인간문화재 반열에 올랐으며 제자 강선영이 `태평무`(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예능보유자로 인간문화재가 됐다. 이애주 김매자 정승희 김숙자 정재만 조흥동 이현자 이명자 박재희 이은주 등이 이와 같은 계보 선상에 있는 대표적 춤꾼들이다. 성기숙 교수는 "전통을 무대 미학으로 정립한 분"이라면서 "우리 춤의 전수 개념이 아니라 창작의 원천이었다. 신무용의 대가인 최승희, 조택원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평했다. "근현대 춤의 지형을 바꿨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6월12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개막식과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같은 장소에서 `위대한 유산, 명작명무`(13일), `우리 춤의 맥·혼·몸짓`(14일), `원형탐색 & 전통과 현대`(15일)가 잇따라 열린다. 특히, 손진책 전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은 개막공연은 색다른 형식으로 관심을 끈다. 이애주(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예능보유자), 조흥동(대한민국예술원 회원), 김매자(창무예술원 이사장), 국수호(디딤무용단 예술감독) 등 국내 무용계의 거목들이 대거 출연하는 이날 공연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무대로 꾸며진다. 역사 속 한성준과 대화를 나누는 형식이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원로무용가 김문숙이 패널로 참가, 출연자들과 함께 한성준의 업적과 예술혼을 음미하는 시간도 나눈다. 이날 간담회에 모인 거목들은 한결같이 한성준을 높게 평가했다. "전통춤을 하시는 분이 아니라 현대의 몸짓이다.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대단한 예술가다. 자연과 하나 되는 것이 특징"(이애주), "민속춤을 무대화해서 정리하신 분이다. 판소리 장단의 고수로서 춤만 추셨으면 그렇게 못하셨을 것"(국수호), "기리는 시기가 너무 늦은 감이 있다. 춤의 정신적인 면뿐 아니라 민중 생활을 만들어주신 분"(김매자) 등 극찬을 쏟아냈다.개막 이후 펼치는 공연에는 이현자·이명자(중요무형문화재 태평무 제92호 전수조교), 김정녀(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 전수조교), 김숙자(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정승희(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장), 채상묵(한국전통춤협회 이사장), 박재희(한영숙춤보존회 회장), 이은주(서울시 무형문화재 살풀이춤 예능보유자) 등 원로에서 중견 무용수들이 나온다. 김은이(동아대 교수), 백현순(국립한체대 교수), 윤미라(경희대 교수), 김선미(창무회 예술감독), 김용철(제주도립무용단 안무자), 김용철(섶무용단 대표), 이정윤(전 국립무용단 수석무용수) 등 비교적 젊은 무용가들도 힘을 싣는다. 13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2 강의실에서는 국제학술심포지엄 `근대 전통예인 한성준의 공연예술사적 업적 재조명`이 마련된다. 제1섹션 `근대 전통예인 한성준의 공연예술사적 업적 재조명`, 제2섹션 `한성준 춤의 전승과 한민족 춤의 확장성`을 주제로 논의한다. 성 교수는 "이번 행사는 내포제 전통가무악의 거장 한성준의 예술적 업적과 창작정신을 반추하고 그의 춤이 지닌 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재발견하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아울러 한국 전통춤의 실체와 참모습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현대적 계승의 지형을 탐색하는 의미 있는 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은 그동안 춤 자료관 연낙재가 한성준을 축으로 내포제 전통춤의 재발견을 꾸준히 모색해온 노력의 산물이다. 한국 전통무용의 올바른 전승과 보존, 이론적 연구와 기록 등을 아우르는 행사다. 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 연낙재가 주최하고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조직위원회가 주관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충청남도, 홍성군이 후원을 맡았다. 02-741-2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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