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창가 야산에는 복사꽃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고, 군데군데 버드나무가 연두색 가지를 휘날리는 청도-밀양 간 국도를 달린다. 청도역에서 십오 분 쯤 거리에 위치한 청도 한재는 특산품인 ‘한재미나리’로 유명세를 떨치는 곳, 그 한재 초입에서 왼편으로 가파른 비탈길을 올라 다다른 곳에 화사한 봄꽃과도 같고 연한 봄미나리와도 같은 반가운 손님들이 꽤 많이 와 있다는 소식에 마음마저 설렌다.목적지인 ‘관술IT교육연구소’(청도읍 음지리 5)는 예전에 휴양시설이 서 있던 곳인데, 교육과 연구시설로 말끔히 새 단장을 마쳤다. 제법 가파른 나무계단을 올라서면 강당과 숙소, 그리고 식당이 나란히 북녘 산악을 바라보고 서 있다. 산 어귀라 길가의 소나무 높은 가지가 건물에 막 닿을 듯 보인다. 이제 막 오전교육을 마치고 식사를 하는 교육생들. 간단한 뷔페식 점심이지만 식단은 한식으로 차려졌다. 이번 백 명 가량의 교육생들은 한 달 과정의 짧지 않은 교육과정을 밟으려고 모두 이웃나라 일본에서 왔단다. 필자도 일본에 두 번 가보았지만 부러울 정도로 잘사는 선진국 일본에서 결코 적지 않은 교육비를 내면서 여긴 왜 왔을까하는 궁금증이 폭발한다. 이 연구소의 설립 운영자는 노관술소장이다. 그는“정보화 사회를 주도할 선진 교육기법을 가르칩니다. 더불어 한일 간 역사를 재인식하며 문화관광 교류도 합니다.”라며 관술IT교육연구소의 역할을 설명한다. 노소장의 이력도 특이하다. 경북 영천 출신으로 대구 심인고 영남대 환경공학 전공자다. 박사과정 유학 차 일본으로 가 일본인 부인 이께다 미에꼬 씨와 결혼해 일녀일남을 두고 있다. 지금 노소장은 와세다대학교 인간과학과에 재학 중인 딸 아정 양과 일본에서 기거하며 교육생들을 한국으로 인솔하고 있다. 부인 이께다씨는 중학생인 아들 혜승 군과 대구에서 거주하며 한국에서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노소장은 이십 여 년 전 일본에서의 초창기 학업 중이던 때 무예 명상 요가를 통해 인식의 변화가 왔고, 그 때 창안한 어떤 ‘이미지 언어’를 체계화했단다. 현대 사회를 읽고 소통하는 이 ‘관술IT교육’ 프로그램은 일본에서 시행하여 이미 삼만명 이상의 유료 수강기록을 세웠다한다. 국제 특허를 취득했으며, 청도의 이 연구소를 기반으로 한국 본부를 구성했고, 미국 본부도 추진 중이다. 청도에 한국본부를 두게 된 이유에 대해 그는 “청도는 새마을운동의 발상지입니다. 새마을운동은 정신혁명이며, 21세기 현대적인 운동으로 확대 재생산되기 위해서는 도구인 새로운 언어 즉 ‘창조언어’가 필요할 것입니다.”고 말한다. 이번 교육과정에서 모든 교육생들이 한일역사 재인식을 위한 독립기념관과 판문점 방문과 더불어 청도새마을발상지를 견학해 최초의 일본인단체관광의 역사를 썼다고 자랑한다. 또 독립기념관 방문 때는 많은 일본인 수강생들이 눈물을 훔치기도 해 인솔자인 노소장도 마음이 뭉클했다고 덧붙인다.  한국에서의 제5기이자 연구소 설립 후 첫 번째 연수는 내내 열정적이다. 참여한 백여명의 일본인 남녀 연수생들은 대개 이삼십 대의 신지식인 그룹이다. 그 중에는 이 교육의 발상지인 후쿠오카에 시장으로 출마한 적 있는 우쯔미 이끼노리씨도 있다. 한국인이 개발하고 일본에서 태동해 세계로 뻗어나갈 관술IT교육론은 아시아의 가치를 전 세계에 접목시킨다는 목표로 그 정신문화의 상징적 요람으로써 노소장의 정신적 고향인 새마을운동발상지 청도에서 색다른 역사적 연수의 장을 열었다.  이 연구소는  올 시월에는 윤동주시인이 옥사했던 형무소가 있었던 후꾸오까 시장선거에 교육생을 재출마시켜 당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일수교 50주년인 내년 4월1일, 미즈사끼 닌따로씨의 대구 수성못 구축일을 기해 한일공동 페스티벌을 개최해 청도에 이어 대구를 한일 역사 재인식과 문화 교육 관광 교류의 메카로 추진한다. 또 그해 12월에는 5만5천명을 수용하는 도쿄돔을 대관해 대규모 국제학술심포지엄도 계획하고 있다.  강병찬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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