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일본의 지(知)를 대표하는 철학자 우치다 타츠루(64)와 오타쿠 출신의 사회비평가 오카다 도시오(56)의 대담집 ‘절망의 시대를 건너는 법: 밥을 나누는 약자들의 생존술에서 배우다’가 번역 출간됐다. 무도가(武道家)의 박력을 지닌 우치다와 경쾌한 사회감각을 가진 오카다는 세대론, 교육론, 경제론, 연애론 등을 이야기하면서 시장 경제의 몰락과 대안, 새로운 공동체를 모색한다. 대화의 공통 기반이 사라진 사회, 욕망을 거세해버린 젊은이, 존경을 잃어버린 연장자, 교육을 포기한 학교 등 성과주의라는 괴물이 만들어놓은 참담함이 공유하는 문제의식이다. 특히 세대론으로 갈라져 있는 젊은이와 연장자들의 문제에 주목한다. 오카다는 애니메이션, 고급 조립 모형인 개러지 키트(garage kit) 같은 오타쿠 관련 사업으로 인터넷과 하위문화를 즐기는 젊은층을 이해하고 있다. 그의 ‘젊은이론’에 따르면, 일본 젊은이들은 무라카미 하루키와 무라카미 류는 모르고 라이트 노벨만 읽는다. 교양이라는 개념이 없는 셈이다. 갈등 상황이 생기면 그것을 극복하려고 하기보다 “못해먹겠다”고 손을 턴다. “어른 같은 좀비”가 되지 않으려고 사회에 나가기를 극구 거부하고, 타인에게 자신의 욕망을 들키면 이용당한다고 생각하고 아예 욕망을 거세해버린다. ‘세대에 따른 불공평’의 피해자로 자신들을 규정하고, 노인을 젊은이들의 자원을 가로채는 ‘해악’이라고 간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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