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국내 초연 당시 호평 받은 연극 `억울한 여자`의 콤비인 일본 작가 쓰시다 히데오와 한국의 연출가 박혜선이 다시 뭉쳐 신작 연극 `웰즈로드 12번지`를 선보인다. 영국 런던에 있는 한식당 `아리랑`이 배경이다. 이 곳의 사람들은 한국인들이지만 한국에 살지 않는다. 외국인과 결혼했거나 공부 중이거나 일을 하거나 여행을 오거나 했다. 영국이라는 사회에 속해 있지만, 외부인이자 다른 경계를 지닌 사람들이다. 단지 `한국인`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타지에서 이들은 또 하나의 관계와 모임을 형성하면서 지낸다. 이 연결고리가 되는 안식처이자 도피처로 삼은 곳이 웰즈로드 12번지, 즉 `아리랑`이다.연극은 한국 음식을 좋아하면서도 영국식 생활이 편하다며 허세를 부리고, 영어 하나에 주눅이 들면서 동경을 하기도 하는 한국인들을 살짝 꼬집는다. 그런데 진짜 본질은 그 너머에 있다. 자신의 `본래 모습`을 아는 사람이 없는 타지에서 스스로를 포장하는 이들 안에는 불안과 외로움, 자격지심 등 쓸쓸한 현실이 똬리를 틀고 있다. `마리`는 영국인과 결혼, 런던 웰즈로드 12번지에서 한국식당 `아리랑`을 운영한다. 전주에서 5년을 한식에 주력한 주방장 `사달수`는 열성적인 애국자로 한국음식의 퓨전화를 결사 반대한다. 하지만 마리는 영업상 음식의 퓨전은 부득이하다고 주장한다. 영국 배낭여행 중이던 `정민석`은 소란을 피해 우연히 `아리랑`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곳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나영미`에게 한눈에 반한다. 그리고 사달수와 묘한 삼각관계를 이룬다.한편, 영국 남자와 결혼한 `이지혜`는 런던에서 한국인을 위한 정보지 편집장 `한대근`에게 이혼에 대한 조언을 구한다. 이지혜를 흠모해온 한대근은 그러나 영국인과 살고 있는 그녀에게 알 수 없는 자격지심을 드러낸다. 앤티크 가구 바이어 정다정은 한대근을 짝사랑하고, 이지혜에게 심한 질투심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아리랑`은 개고기 논란으로 위기를 맞게 된다. 모두가 힘을 합해 검열 나온 위생국 직원을 상대할 묘안을 짜내려 `대한민국 사랑 대국민대회`를 열게 된다. 마리 역의 이선주와 한대근 역의 김수현을 비롯해 강일, 오민석, 김지원, 이소영 등이 출연한다. 21일까지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볼 수 있다. 극단 사개탐사가 제작한다. 2만원. 코르코르디움. 02-889-3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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