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가 추진했던 희양산(曦陽山) 봉암사(鳳巖寺) 일원 명승 지정이 주민반발에 부딪쳐 지난해 8월 자동취소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17일 문경시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지난해 2월 문경시가 희양산 봉암사 일원 2300만㎡에 대해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지정을 신청해옴에 따라 이를 예고했다.명승 지정은 문화재청 예고일로부터 주민반발 등 이의가 없으면 1개월 후 자동 지정된다. 그러나 이의가 있을 경우 예고일로부터 6개월 안에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신청이 취소된다.당시 희양산 일원 명승 지정이 알려지자 인근 가은읍 원북리 주민들은 이곳이 문화재로 지정되면 건축행위 제한 등 재산권 침해가 우려된다며 집회를 개최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했다.문경시는 법정시한인 지난해 8월까지 이 같은 인근 주민들의 반발을 해결하지 못함에 따라 명승 지정 신청이 자동으로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희양산은 암봉(巖峯)이 매우 아름다운 산으로서 통일신라시대 지증대사(智證大師:824~882)가 창건한 봉암사가 자리잡고 있다. 봉암사 주변에는 백운대(白雲臺) 계곡이 있다.봉암사 경내에는 극락전(極樂殿:보물 제1574호), 일주문(一柱門:경북 문화재자료 제591호), 지증대사탑비(智證大師塔碑:국보 제315호), 지증대사탑(智證大師塔:보물 제137호), 삼층석탑(三層石塔:보물 제169호) 등 다수의 불교문화재가 있다. 또 봉암사는 통일신라 말 구산선문(九山禪門)의 하나로 지금도 선(禪) 수행의 역사를 면면히 이어오고 있다.백운대계곡 일대는 신라 말 유학자인 고운 최치원(孤雲 崔致遠:857~?) 선생의 각자(刻字)와 바위에 조각된 봉암사 마애보살좌상(磨崖菩薩坐像:경북 유형문화재 제121호)이 남아있어 역사문화경관 가치가 높은 곳이다.문경시와 봉암사 측은 부처님오신날 이외에는 봉암사에 대한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등 봉암사와 희양산 일대를 보호해 왔다.문경시 관계자는 "법정시한인 예고일 6개월 안에 제기된 민원을 해결하지 못해 명승 지정 신청이 자동 취소됐다"면서 "보존가치가 높은 지역인 만큼 추후에라도 민원을 해소해 명승 지정을 다시 신청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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