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를 타고 벚꽃 파티를 하는 행복한 날이 나에게 오긴 할까. 행복이 도대체 뭘까. 형태와 시원이는 행복해지겠다고 자기들만의 시위를 하고 있다. 할아버지가 쓰러지던 날만 해도 제대로 살아 보고 싶었는데,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사는 건지 감이 오질 않는다. 할아버지한테 호강시켜 주겠다고 큰소리를 쳤는데 내가 과연 뭘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주인공인 열일곱 소월이는 생각한다. 문득 잘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대로, 잘 살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해 보게 됐다. 제대로 살고 싶다는 욕망, 그걸 깨닫고 마음속에 품을 수만 있다면 더는 성장해야 한다고 스스로 다그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그 여름, 트라이앵글’은 서울의 어느 평범한 빌라를 배경으로 한 열일곱 살 청소년들의 좌충우돌 행복찾기 이야기다. 소월이는 어릴 적 엄마가 세상을 뜨고 외할아버지와 단둘이 산다. 아빠는 갓난아기 때 소월이를 버리고 도망가 버렸다. 그런 아빠의 컴백으로 소월이 마음속엔 큰 파도가 인다. 한편 미술을 해야 하는 예술고등학교 대신 미용학교에 진학하고 싶은 예고 재수생 형태, 바이올린을 전공하며 예고 수석입학자이지만 5000만원짜리 바이올린이 짐짝 같은 시원이 등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동네 친구 이야기들이 10대 시절 꼭 한번은 고민하게 되는, 고민해야만 하는 어떤 질문을 담고 있다. 성장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정작 성장의 주인공들은 자신이 언제 성장하는지 알 수 없다. 철부지 아버지는 핏덩이를 버리고 도망쳤다가 은근슬쩍 돌아왔지만, 딸이 아버지의 미래를 걱정해야 할 정도다. 형태도 고민이다. 엄마는 성공 운운하며 열심히 밥장사해서 예능 전공할 교육비를 대지만, 정작 아들은 미용학교에 가고 싶어한다. 5000만원짜리 바이올린을 가졌지만, 음악 따위는 시시하다며 뛰쳐나간 시원 등의 모습은 모순투성이다. 작가는 그런 고민이 시작되는 순간, 적어도 그 고민을 인식하는 순간이 성장 그 자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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