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을 알 수 없는 경쟁, 법과 정의에 대한 불신,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우리의 삶은 그 어느 때 보다 깊은 공허함과 무력감으로 가득하다. 삶에 의욕을 잃고 절망해 있는 이들에게 새롭게 삶을 시작할 수 있게 하는 용기와 가능성을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러한 절박한 물음에 ‘영웅’이라는 한 마디는 과연 희망이 될 수 있을까?신간 ‘스티브 잡스의 오이디푸스 저니(바우출판사)’는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영웅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인류학자 어네스트 베커의 이론적 연구를 토대로 스티브 잡스의 실재 삶을 통해 인간의 ‘삶의 여정’에 대한 온전한 이해를 추구하는 과정 속에서 등장하는 인간 내면의 ‘영웅성’은 우리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베커가 말하는 인간의 영웅성은 두 가지 모습으로 존재하는데, 하나는 나르시시즘이라는 자기원인에서 출발하는 ‘세속적 영웅성’이고 다른 하나는 궁극적인 관심에서 출발하는 우직한 창조 활동의 결과물인 ‘우주적 영웅성’이다. 작가는 “세속적 영웅성은 교만과 자만이라는 세속적 한계를 드러내면서 지속되지 못한다. 한마디로 유한성에 절망한 실패한 영웅성”이라며 “이는 속죄라는 뼈아픈 시련과 고통을 통해 재탄생 하게 되는데, 인간은 총체적인 삶의 경험을 통해 자아에 눈 뜨고 초월적 실재에 대한 궁극적 관심을 갖고 현실의 고통을 감내하고 나아간다. 이것이 바로 우주적 영웅성의 ‘오이디푸스 프로젝트’”라고 설명한다. 책 속에서는 결론적으로 이러한 인간의 전체적인 삶을 온전히 담아내는 개념으로 ‘오이디푸스 저니’를 제시하는데, 이 개념 안에는 베커가 인간과 인간의 삶에 대해 이해한 모든 것, 즉 존재의 불안, 세속적 영웅성 그리고 우주적 영웅성을 모두 담고 있다. 또한 이러한 ‘오이디푸스 저니’의 삶이 바로 오이디푸스 왕의 신화적 삶이요, 스티브 잡스의 실재적 삶이요, 진정성으로 자기 삶을 성찰하면서 사는 모든 인간의 삶의 여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두려움과 어리석음을 떨치고, 존재의 용기와 의지 그리고 내면의 ‘영웅성’을 이끌어 내는 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숙명이라는 것이다.베커의 연구를 집요하게 파헤치고 분석하는 본 책이 요즘의 우리에게 더욱 인상 깊게 다가오는 것은 그의 연구가 ‘인간의 삶은 고통스럽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인간은 힘든 삶을 살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것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과거와 현재가 어떠하든 궁극적 관심을 가지고 삶의 여정을 우둔하게 계속할 때, 즉 우주적 영웅성을 추구할 때 만이 스스로 ‘살아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된다”라고 결론지으며, ‘오이디푸스 저니’의 실재적 삶의 모델이 된 스티브 잡스가 남긴 여정 자체가 보상이다!’(The journey is the reward.)라는 말을 인용해 좌절하고 용기를 잃은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전한다.스티브 잡스의 오이디푸스 저니저자 배병훈 출판사 바우(BOW) 234쪽 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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