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따라 자연스럽게 흔들리는 다양한 크기의 풍선 수 십 개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앞마당을 채웠다. 구름 기둥을 연상케 하는 이 풍선들 사이에서는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미스트 분사기를 통해 만들어낸 물안개다.지름 2m, 높이 3~5m 크기의 거대한 풍선들은 관람객들에게 시원한 그늘과 기대어 쉴 수 있는 기둥이 된다. 그늘진 잔디밭은 편안한 공간을 제공한다.이 작품은 건축가인 프로젝트팀 ‘문지방’(최장원·박천강·권경민)의 ‘신선놀음’이다. ‘문지방’은 국립현대미술관이 미국 뉴욕현대미술관·현대카드와 함께 진행한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5-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에 최종 선정됐다.‘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은 뉴욕현대미술관이 재능 있는 젊은 건축가를 발굴하고자 매년 개최하는 공모 프로그램으로 1998년 시작했다. 2010년부터는 칠레와 이탈리아, 터키로 확장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참여했다.문지방은 구름을 형상화한 공기 풍선과 물안개, 지상과 천상을 연결하는 듯한 나무 계단 등을 통해 신선이 노니는 장소를 구현했다. 나무 계단은 종친부가 있는 잔디 언덕으로 연결됐다. 특히 두 개의 트램펄린이 풍선과 함께 설치돼 지상의 세계와 천상의 세계를 한꺼번에 구경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박근태 학예연구사는 “문지방의 작품은 심사위원들로부터 종친부 등 주변 환경과 맥락의 흐름을 잘 짚어냈다는 평을 받았다”고 밝혔다. 문지방은 “이번 프로젝트는 외국 사람들도 즐겨주면 좋겠지만, 특히 한국 사람들이 많이 공감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시작했다”며 “작품은 한국적 판타지를 베이스로 했다”고 밝혔다.미술관 제7전시실에서는 문지방을 비롯해 최종 후보군에 오른 김세진, 네임리스 건축(나은중·유소래), 이용주, AnL스튜디오(신민재·안기현·이민수)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들이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제작한 도면과 드로잉, 스케치, 모형, 영상 등이 전시된다.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의 역사와 함께 국내에서 1차로 추천받은 건축가들도 소개한다. 전시는 10월5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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