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만남을 시작한 분들에게서 종종 이런 질문을 받곤 합니다. “첫 만남에서 얘기가 뜸해질 때 일어나자고 얘기하면 상대가 불쾌해하나요?” “남자가 바래다 준다고 해서 괜찮다고 하면 자기를 마음에 안 들어한다고 생각하나요?” “전화보다는 문자를 더 많이 하는 건 마음에 없다는 뜻 아닌가요?”그럴 때마다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분석하지 말고, 마음 가는대로 하세요….” 상대가 좋으면 좋게 생각하고, 아니면 아닌 거고요. 만남 초기에는 상대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이 쓰이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성을 마주한 청춘남녀의 복잡미묘한 말과 행동을 어떻게 규정하고 공식화할 수 있겠어요? 물론 상대의 마음을 배려해야 하지만, 파고 들어 분석하는 것은 자칫 좋아질 수도 있는 관계를 그르칠 위험이 있답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 살다 보니 연애지침서도 참 많더군요. 귀에 착착 감기는 용어로 딱 부러지게 A는 A이고, B는 B라고 정리해주니 연애 초보들이 애용하고 있다는데요. 어떤 여성은 이런 분을 만났다고 합니다. 첫 만남에서 늦도록 차 한 잔 마시고, 쫄쫄 굶겨서 들여보내길래 매너 없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연애지침서에 처음 만나 밥 먹으면 잘 안 된다고 해서 그렇게 했다는 겁니다.이런 행동은 마음을 끌기는커녕 상대가 오해하기 십상이지요. 첫 만남이라고 밥 먹으면 안 되고, 몇 시간씩 같이 있으면 안 되나요? 때 되면 밥도 먹을 수 있고 마음에 들면 2차, 3차도 갈 수 있는 거지요. 5~6년 전으로 기억합니다. 외국의 한 수학자가 ‘사랑의 수학공식’이라는 걸 내놨는데요. 12명을 딱지놔야 진짜 사랑을 찾는다나요. 즉, 사랑을 찾기 위해서는 수학적 접근이 필요한데 자신이 원하는 이상적인 요소가 외모, 인성, 유머감각, 경제력 등인지 12명을 만나본 후 결정하라는 것입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만난 사람이 진짜 사랑이라는 거지요. 문득 이런 궁금증이 생기더라고요.‘12명을 5년, 10년에 걸쳐 만나게 된다면 노처녀, 노총각으로 늙어야 하나?’ ‘13번째 사람은 무조건 내 사람인가?’ ‘12명을 다 만났는데, 나중에 보니 그 중 한 사람이 좋다는 판단이 들면?’그 수학자는 이성을 많이 만나봐야 자신이 원하는 혹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이성상에 대한 안목이 생긴다는 뜻일텐데, 12명이라고 단정지으니 그것이 함정이 될 수도 있다는 거지요. 좋은 만남을 위해 많이 고민하고 그 과정에서 소위 ‘연애고수’들의 조언도 참고하는데요,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거든요. 1000명과 연애를 했다고 한들,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면 그 상대는 1000명의 데이터로 해석이 가능한 게 아니라 모든 걸 다시 세팅해서 시작해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그러니…. 여자가 좋아하는 향수 내지는 남자 마음 훔치는 법, 이런 걸 달달 외우기보다는 진심으로 상대를 알려고 하는 노력이 더 필요한 것이 남녀관계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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