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 한복판에서 오늘의 폭염을 날려버릴 시원한 노랫소리가 울리는 곳이 있다. 건들바위네거리 인근에 위치한 삼덕기억학교에서는 24일 오후 경증치매 어르신 입교생 백여명이 모인 가운데 십여명의 음악 자원봉사자들이 분주히 무대를 준비한다. 식전 색소폰 연주가 끝났다. 첫 번째 노래봉사자는 흰색 턱시도를 입은 잘생기고 건장한 남자가수다. 청도출신 가수라고 소개된 사람은 서우성씨이다. “구름도 울고 넘는 울고 넘는 저산아래...” 멋들어지게 간드러지게 부르는 굵직한 남자 목소리에 어르신들은 손뼉을 치며 따라 부른다. 잊혀져가던 기억이 또렷이 되살아나는 모양이다. 앵콜이 이어지는 사이 윤순영 중구청장이 도착했다. 수행한 비서들도 사진을 찍으며 분위기를 돋운다. 유명가수에 이르지 못한 무명가수 서우성씨에 대한 반응이 이렇게 뜨거울 줄이야! 그런데 짙지 않은 썬글라스를 여전히 끼고 있는 서우성씨를 가만 보니 시각장애인이다. 맹인가수 서우성이 눈 뜬 자식들보다 더 큰 효도를 드리고 있는 것이다.이열치열이란 고사성어도 있듯이 서우성의 커다란 콧등에 송글송글 맺히는 땀방울이 시원한 청량음료와 같이 오늘 폭염의 대구를 시원히 적셔주는 감동의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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