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동포(변호사)의 맞선을 주선한 적이 있습니다. 뉴욕에 거주하는 30대 중반의 그는 커리어가 상당한 유능한 사람인데, 특이하게도 차가 없었습니다. 돈 잘 버는 사람이 차를 안 사는 이유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뉴욕은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이 잘 돼 있는 반면, 교통체증이 심하기 때문에 자신처럼 바쁘게 사는 사람은 굳이 차를 살 필요가 없고 필요하면 렌트를 한다는 게 그의 답이었습니다. 우리의 경우, 일정한 수입이 생기면 차를 먼저 사는 경향이 있잖아요? 특히나 젊은 세대는 실용성보다는 스타일을 따져 차를 사기도 하지요. 그러다 보니 이런 고민도 생깁니다. 30대 초반의 A씨는 소개로 만난 여성과 잘 됐으면 하는데,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답니다. 자신은 지방에서 올라와 직장 근처에 집을 얻어 굳이 차가 필요 없기 때문에 당분간 차를 안 살 생각인데, 이로 인해 여성과 데이트할 때 불편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한 것입니다. 학생 때야 같이 버스 타고 길을 걸으면서 만나도 좋기만 하지만, 30대가 넘으니 체면도 있고 여자 마음을 생각 안 할 수가 없으니까요. 아무래도 차가 없으니 갈 곳도 한정돼 있고, 여성을 집까지 데려다주는 것도 힘들고요. 그렇다고 연애하느라 계획에 없는 차를 사기도 그렇고요. 그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요. 남자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1.사정상 당분간 차가 없다면 그녀에게 솔직히 얘기하면 어떨까. 괜히 경제력 없는 남자로 오해받을 수도 있으니까. 여자에게 남자의 경제력은 결정적인 조건이므로. 2.차 없어도 사람만 바르면 된다고 말하는 여자들도 시간이 갈수록 친구들이 드라이브 가거나 여행 간 일 갖고 부러워한다. 그러면 갈등 시작이다. 필요할 때 렌트라도 하는 게 좋을 듯. 3.사실 차는 결혼 후보다는 연애할 때 더 필요하니 나름 불편한 부분도 있을 수 있고, 뭔가 허전한 마음이 들 수도 있으니 가끔은 럭셔리 데이트 코스로 달래주는 것은 어떨까. 여자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1.일반적으로 차 있는 남자와 만나본 여자라면 차 있는 남자를 선호한다. 하지만 차 없어도 다른 장점이나 매력이 있다면 작은 불편은 감수할 수 있을 것이다. 2.예전 남친은 차가 있었는데, 지금 만나는 사람은 차가 없다. 그래도 둘이 취향이 맞으니 재미있게 만난다. 차를 굴리려면 아무래도 돈이 드니까 그런 돈을 모아 결혼할 때 보태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그의 생각에 공감한다. 3.요즘엔 차 있는 여자들도 많다. 그만큼 차 하나에 좌지우지되지 않는다. 남자가 차가 없다고 만나는 데 지장이 있다면 그건 건전한 관계가 아니다. 그런 상대라면 차라리 헤어지는 것이. 물론, 차가 있으면 편한 건 사실입니다. 상대가 좋은 차를 타고 다닌다면 모양새가 좋은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편리함 혹은 모양새에 혹해서 사랑의 본질을 망각하지는 않아야겠지요. 남녀가 마음 맞춰 사랑하고 맺어지는 데 얼마나 많은 변수가 있는데, 굳이 차 문제까지 끼어넣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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