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C씨는 얼마 전 사귀는 여성이 한 얘기를 듣고 고민에 빠져있습니다. 30대 초반의 그녀는 대기업에 다니는데, C씨와 맞먹는 연봉을 받는 능력있는 여성입니다.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없는 C씨로서는 결혼 후 맞벌이를 하면서 기반을 잡아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거의 7~8년 동안 격무에 시달리다 보니 너무 힘들어서 결혼 후에는 직장을 그만두고 당분간 쉬고 싶다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C씨는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말은 했지만, 혼자 번다는 생각은 전혀 안 했기 때문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하네요. 솔직하게는 그녀를 설득해서 당분간 만이라도 맞벌이를 하고 싶다고 합니다. 그런 고민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요즘은 결혼식도 ‘억’ 소리 나는 돈이 들고,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아이 하나 대학 보내는 데도 수억원이 든다는데, 외벌이로는 버겁지요. 그래선지 미혼 남성들은 일 안 하는 여성은 아예 만나려고 하지 않는다네요. 이런 일도 있었어요. 제가 아는 한 여성이 결혼정보회사 회원활동을 하는데,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하기 때문에 결혼 후에는 지금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하고 싶다는 내용으로 자기 소개를 바꿨다고 해요. 그랬더니 만남 신청이 뚝 끊겼다면서 남성들이 그렇게 맞벌이를 선호하는지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남자는 원하고, 여자는 안 원하고. 맞벌이에 대한 남녀 생각은 이것뿐일까요? 한 번 남녀 생각을 들여다볼까요? 남자1= 경제활동에 대해 여성들이 좀 안일한 건 사실이다. 가장이 아니라서 그런지 쉽게 그만두려고 한다. 하지만 한 사람에게 경제적인 의무를 다하게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지 않을까? 남자, 여자를 떠나서 인간적인 면으로 생각해야 할 문제다.여자1= 돈이 빠듯하면 부부 사이가 좋을 리가 없다. 물론 힘드니까 일을 그만둔다는 거지만, 그렇게 하면 몸은 편할지 모르나 남편 혼자 벌어 마음 편하게 못쓰고 마음은 가시방석일 것 같다. 나는 남편의 도움이 있다면 맞벌이 하고 싶다.남자2= 결혼을 일로부터의 해방구 정도로 생각하는 여성들도 많다. 마음 내키면 직장 다닌다고 하고, 안 내키면 그만둔다고 하고,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여자2= 맞벌이가 오직 여자의 선택에 달려있는 건 아니다. 맞벌이 원하는 남자들에게 묻고 싶다. 같이 나가서 돈 벌어오면, 육아와 가사분담도 같이 할 수 있는지. 집에서 육아한다는 걸 노는 걸로 생각하는 남자들이 많은데, 육아보다는 차라리 나가서 돈 버는 게 쉽다고 할 정도로 애 키우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런 부분을 이해해야 얘기가 가능하다. 남자3= 남자 마음 떠볼려고 결혼해서 쉬고 싶다고 하는 여자들도 있다고 들었다. 그럼 맞벌이 원하는 남자는 여자 이용하는 속물이고, 일 안 해도 된다는 남자는 여자 엄청 사랑하는 건가? 맞벌이하면 기반 빨리 잡으니 여자도 덕 보는 거다. 잘 살아보자고 하는 것을 왜 그렇게 나쁘게 얘기하는 건지.여자3= 남자들은 경제논리로 맞벌이를 원하는데, 맞벌이하면 중국 아줌마한테 애 맡기고, 부인이 바쁘니 외식도 많고, 이래저래 드는 돈이 한 사람 월급 만하다. 여자가 집에 있다고 월급봉투만 없을 뿐이지, 애 잘 키우고 내조 잘하고 그게 돈 버는 거다.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답답한 사람들이다.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양보해야 하는 게 사람 사는 이치지요. 둘이 벌면 혼자 버는 것보다야 경제적으로 여유는 있겠지요. 하지만 그것을 위해 이해하고, 참아야 하는 것도 있다는 거, 알고 계시죠? 맞벌이 문제로 고민하는 분들은 잘 생각하고, 의논해서 합의점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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