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하와이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 김난주 옮김 / 민음사 펴냄)특별한 사람과의 만남, 특별한 사건과의 만남이 그렇듯 특별한 땅과의 만남 역시 삶을 변화시키곤 한다. 일본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50)는 하와이, 하와이 사람, 하와이의 전통과 만난 후 자신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에세이집 하나 가득 열정적으로 고백한다.제목 그대로 ‘꿈꾸는 하와이’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꿈꿀 수 있는 모든 기쁨과 생명과 반짝임이 가득한 땅과 조우한 작가의 행복함이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책이다. 아주 오래된 신들, 훌라 춤에 깃든 태고의 숨결, 절대적으로 아름다운 자연과 그 자연을 닮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땅. 그녀는 솔직하고 분명한 언어로 이 모든 아름다움을 묘사하면서 그 안에서 자신이 마주친 변화의 순간을 독자에게 나눠준다.살아가면서 만나는 모든 것이 우리를 변화시킨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아름다운 것과 만나는 순간은 더더욱 큰 변화를 일으키곤 한다. “각자가 먼 곳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는 풍경”이 “인간이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하는 아름다움”을 맛보게 하는 섬 하와이, 이미 하와이와 만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언어와 애정과 감동을 얻은 요시모토는 우리에게 결정적인 팁 한 가지를 준다. “여러분도 인생을 사랑하세요. 단 한 번밖에 없으니까요. 그리고 그것이 잊힐 만할 때, 하와이는 언제나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날아서 만나러 가세요.” 사는 것, 누구나 매한가지…천명관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천명관 지음 / 창비 펴냄)“도대체 뭐가 잘못된 거지?”(60쪽) 계획한,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는 인생이 얼마나 될까?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법한, 걸어온 길에 대한 되새김질은 답을 찾기 힘들다. 이리 비틀, 저리 주춤거리며 나이를 쌓는다.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르겠는데, 하여간 그렇게 됐다.”(121쪽)뭐가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이렇게 산다. ‘고귀하게’ 태어났지만 처연하게 객사해 중음을 떠도는 죽은 자의 이야기(사자의 서), 섬에서 혹독한 삶을 감내해내야 하는 질투 많은 여자들(동백꽃), 부푼 꿈을 안고 귀농했지만 결국에는 파탄 난 가족(전원교향곡) 등처럼 말이다. 그렇게 처연하면서도 혹독한 삶을 견디면서도 가끔 웃는다.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아꼈던 웃음을 터뜨리는 할아버지(우이동의 봄)와 닮았다. “그래, 까짓것. 거칠게 한판 살다 가는 거다. 인생 뭐 있나?”(110쪽)‘고래’ ‘고령화 가족’에서 이야기꾼의 면모를 뽐낸 천명관(50)이 ‘유쾌한 하녀 마리사’ 이후 7년 만에 소설집을 펴냈다. ‘사자의 서’ ‘우이동의 봄’ ‘파충류의 밤’ 등 여덟 편의 단편이 담긴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다. “그래! 진즉에 트럭을 몰았어야 했다. 운전석에 앉는 순간 경구는 비로소 자신의 인생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깨달았다.”(128쪽)표제작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는 한때 잘나가던 트럭운전사였지만, 이혼 후 하루살이 막노동꾼으로 전락한 남자 이야기다. 어느 날 일당에 더해 손에 쥔 칠면조로 외상값을 독촉하는 남자를 후려치고는 트럭을 훔쳐 정처없는 길을 떠난다. “혹시 마누라를 만난다면 선물이라며 칠면조를 불쑥 내밀어도 재밌을 것 같았다. 그때 아내가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130쪽)천명관은 고통받고 방황하는 절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삶과 죽음, 꿈과 현실을 오가며 때로는 통쾌하게 때로는 쓸쓸하게 담는다. 이는 소설 속 사회의 주류에 편입된 듯 보이는 사람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인기 작가는 내적으로 방황하고(왕들의 무덤), 출판사 편집장은 불면으로 외로운 시간을 견딘다(파충류의 밤)비극의 궁지에 몰린 인물들이 난관을 헤쳐 나가기 위해 택한 해결책이 예상치 못한 극단적인 방법이거나 엇나가는 방향이라는 점에서 천명관의 아이러니는 농담과 해학을 넘어선다. 그리고는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아꼈던 웃음을 터뜨리는 할아버지’를 통해 말한다. “얘야, 잊지 마라. 사는 건 누구나 다 매한가지란다. 그러니 딱히 억울해할 일도 없고 유난 떨 일도 없단다.”(182~183쪽)나도 잘할수 있을까, 권해영 ‘군대생활 사용설명서’ 군대생활 사용설명서 (권해영 지음 / 플래닛미디어 펴냄)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자라면 입대를 피할 수 없다. 군대가 지옥보다 가기 싫은 가장 큰 이유는 생애 최초의 단절이기 때문이다. 가족으로부터의 단절, 친구들과의 단절, 익숙한 모든 것들과의 단절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사회와 단절된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2년간 생활해야 하므로 대부분의 젊은이는 입영통지서를 받으면 고민에 빠져든다. 게다가 군대 내 자살 및 가혹행위 보도로 떠들썩한 요즘, 입대를 앞둔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사랑하는 아들을 군대에 보내야 하는 부모의 걱정은 깊다.경운대학교 군사학과 권해영 교수는 ‘군대생활 사용 설명서’를 통해 입대 문제로 고민하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멘토로 나선다. 자신의 군 경험을 토대로 어리바리 신병에서 사랑받는 후임병, 존경받는 선임병으로 거듭날 수 있는 내공을 전수한다.두려운 군대생활, 애타는 애인문제, 막막한 전역 후 걱정으로 힘들어하는 젊은이들에게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지금 애인이 평생 같이할 반려자가 아니라고 생각되면 과감하게 정리하고 입대하라”는 돌직구도 서슴지 않는다.또 군 생활 중 자기계발, 재테크의 기본 종잣돈 만들기, 공인 자격증 취득, 사이버 지식 정보방을 활용한 학점 따기 등 국가에 반납한 2년을 허비하지 않고 활용하는 방법도 담았다. 군대 내 구타 및 가혹행위에 대처하는 현명한 방법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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