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삼청로 7길 갤러리 도스가 협력작가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갤러리 도스가 정기적으로 8명 내외의 협력작가를 선정, 매년 한 번 여는 그룹 기획전이다.27일부터 ‘녹는 지점’이란 제목으로 열리는 전시회에는 강은연, 안중경, 정석우, 정유정, 최은혜, 현주, 알렉스리 등 7명의 장르도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된다.강은영의 작품은 사람과 동물, 사물 등 구체적인 형태를 갖춘다. 작품 속에서는 특정한 내러티브가 엿보인다. 작품세계는 등장인물들의 배치와 구도까지 마치 연극의 한 장면처럼 작가의 의도를 담아 세밀하게 설정돼 있다. “작품들은 사람들이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본성에 대한 이야기”라며 “작품을 통해 인간의 고유한 동물적 본성을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작품에서 소년, 소녀가 뒤집어쓰고 있거나 업고 있는 동물은 작품의 소년, 소녀를 대변해 주는 의복이며 소년, 소녀 자체”라고 설명했다. 안중경은 예술을 통해 인간의 진실에 다가가려 한다. 우주의 수많은 것 중 하나의 잡동사니에 불과할 수도 있는 인간이란 존재는 혼돈 그 자체다. 안중경이 인간을 화두로 내세우는 사유의 궤적은 예술이 나아갈 제3의 길을 제시한다. 대상의 본질을 바라보고자 하는 그의 통찰은 추상도, 구상도 아닌 새로운 감각의 형상을 만들어낸다. “나는 우연처럼 세상에 존재하게 된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고 그린다. 피부를 통해 사람을 들여다보던 기본 방식은 유지되고 있으나 전신 작업을 통해서는 한 인간이 세상과 만나면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반응들이 조금씩 다른 형상으로 보인다.”정석우는 사소한 일상에서 겪는 사건의 감정, 뉘앙스의 미묘함을 거대화시켜 초현실적이고 극적인 분위기의 신화적 풍경으로 재조합하는 작업을 한다. 그는 우주의 모든 것은 근본적으로 어떠한 목적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의 작업을 아우르는 큰 주제는 ‘흐름’이다. 흐름은 어딘가로 향해가는 방향성의 에너지다. “‘흐름의 목적지점이 어디이다, 또는 없다’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그것을 알아가는 과정에 대한 고민과 행위의 흔적 자체가 작업”이라고 본다.정유정은 지금 자신의 일상 현실이 고정된 단단한 장면, 실체가 아닌 변화되는 시공간의 한순간을 표현한다. 시차로 변하는 풍경 앞에서 과거의 잔여물과 미래의 전조(轉調)가 공존하는 현상을 발견한다. 보통의 카메라 방식과는 달리 정유정의 포커스는 주인공이 아닌 다른 것들에 맞춰진다. 무의식적으로 보고 잊어버리는 구석이나 골목, 그림자 같은 생략 가능한 요소들을 ‘필요 이상으로’, 오히려 그 우선순위를 역전시켜 한층 더 깊은 관심을 두고 바라본다.최은혜의 작업에서 전반적으로 흐르는 커다란 주제는 빛의 여정과 그를 통해 느끼는 교감이다. 빛과 공간, 그림자와 그것들을 연결하는 시공간의 여정이 만드는 교감을 통해 서로의 관계를 발견하고 표현한다. “나는 시공간의 교감과 빛의 여정 속에서의 잠재된 가능성과 상상력의 결합 안에서 조형적 언어를 발견한다. 나의 작업에서 주로 나오는 다양한 형태의 라인들은 확대되기도 하고 축소되기도 하며 다양한 시각적 경험으로 재구성돼 나타나는데 이 안에는 공간의 표정, 색 등 추상적 풍경이 내재해 있다”고 말한다.현주의 작업은 공적 공간에서 보고, 보이는 것이 불편한 이미지와 매체를 포함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가장 강력한 금기의 대상인 인간, 여성의 몸이 놓여있다. “작업에서 중요한 부분은 삶에 있어 ‘가장 절실하게 느껴지는 것’ 들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 시작은 ‘내면에 귀 기울이기’”라며 “내면에 귀를 기울일 때 비로소 자아의 정화를 경험하고 이러한 과정은 이미지의 회복이면서 동시에 본인 내면의 상처를 보듬어 가는 과정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다.알렉스 리는 컴퓨터를 활용한 새로운 형식의 가능성으로 사진의 재현에서 패러다임의 변화를 보여준다. 개인의 경험에서 시작된 생각이나 감정을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가상공간에서의 가변적인 현상으로 제시한다.전시는 9월5일까지 계속된다. 02-737-4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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