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이 2일 개막하는 미디어아트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4’(Ghosts, Spies, and Grandmothers)의 전시 제목이다. 미디어아트비엔날레에서 2000년 미디어시티서울로 행사명을 변경, 2년마다 열리는 국제미디어아트 전시회다.11월2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과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계속되는 올해 미디어시티서울에는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터키, 홍콩 등 17개국 42명(팀)의 국내외 작가들이 참가한다. 이전 비엔날레와는 달리 12개팀의 신작이 제작됐고 전시에 참여한 대부분의 작가가 초청됐다.8회째인 올해의 화두는 ‘아시아’다.박찬경 예술감독은 “귀신, 간첩, 할머니라는 키워드를 통해 현대 아시아를 차분히 돌아보는 전시”라며 “귀신은 아시아의 잊힌 역사와 전통, 간첩은 냉전의 기억, 할머니는 여성과 시간을 비유한다”고 소개했다.“그러나 출품작은 이러한 주제를 넘어서기도 하고 비껴가기도 하는 풍부한 가능성의 상태로 관객 앞에 놓여 있다. ‘귀신 간첩 할머니’는 전시로 진입하는 세 개의 통로”라고 부연했다.홍콩 작가 호신텅은 ‘홍콩 인터-비보스 영화제`란 작품을 내놨다. 호신텅이 만든 가상의 영화 28편을 전시 형태로 보여준다.이번 전시를 위해 온 호신텅은 “내가 상상해서 만든 것들”이라며 “가상의 영화 스틸과 영화 포스터, 가짜 시놉시스로 구성됐다”고 소개했다. “영화제 작업은 행사가 열리는 도시와 시민들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이 작업이 한국사람들에 홍콩이라는 도시 성격을 잘 보여줄 것 같다”면서 “유령은 정치적 기원과 도시적 기원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주제이기 때문에 이번 작업을 통해 많은 즐거움을 느꼈다”고 덧붙였다.영국에서 활동하는 미카일 카리키스는 제주도의 바다 노동자, 노년 여성의 일과 독특한 소리문화에 초점을 맞춘 작업 ‘해녀’를 설치했다. 작품의 소리와 이미지는 바다 일을 하는 노년 여성의 하루, 집단 활동, 그리고 그것이 공동 공간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를 표현한다. 해녀의 숙소에서 녹음한 전통 노동요도 들을 수 있다.미카일 카리키스는 “‘해녀’는 해녀 마을에 3개월간 머물면서 해녀문화 중 하나인 신비소리를 주제로 작업한 영상”이라며 “이렇게 전승되는 독특한 여성문화를 내 작업에서 다루고자 했고 세계화 자본주의가 해녀 문화에 끼치는 영향도 다뤘다”고 말했다.한국의 양혜규는 방울을 주재료로 소리 나는 조각을 보여준다. 빛과 가시성, 투과성, 중력 등을 다룬 이전 작품과는 달리 움직임과 소리, 바람 등의 요소가 더해졌다. 배우 박해일과 최희서가 전시에 대한 이해를 돕는 국영문 오디오가이드로 나섰다. 관람은 무료다.한편, 개막식에 앞서 1일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1층에서 서울새남굿(중요무형문화재 제104호)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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