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서울 동대문 DDP에서 `문화소통포럼 CCF 2014`에 참가한 각국 박물관장 및 문화 관계자들이 서울의 문화공간을 둘러보고 있다."한국은 상당히 빠르게 발전했다. 중요한 부분은 한편으로는 전통의 뿌리를 보존하고자 했다는 점이다."독일의 저널리스트 캐럴라인 뫼링은 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 라일락 룸에서 열린 `문화소통포럼(CCF) 2014 토론회`에서 "한국이 자신들의 전통 문화와 역사를 얼마나 자랑스럽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CCF 참석자들은 토론회에 앞서 지난달 31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국립중앙박물관, 삼성 리움 미술관을 둘러 보고 `창덕궁 달빛기행`을 했다. 1일에는 한국공예디자인진흥원에서 캘리그래퍼 강병인과 함께하는 `한글 붓글씨, 캘리그래피 체험`을 하고,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디자인한 `현대카드 디자인 랩`도 돌아봤다. 이날 또 한옥 10채와 더불어 조선시대 목가구 500여점을 감상할 수 있는 한국가구박물관도 방문했다.한국의 전통과 현대를 개괄적으로나마 살필 수 있었다. 중국의 뮤지컬 제작자 리둔은 "한국은 뮤지컬을 비롯해 K팝 등 문화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했다"면서 "무엇보다 창조와 혁신을 볼 수 있다. 간결한 아름다움으로 한국의 생활방식을 표현한다"고 봤다. 영국의 저스틴 앨버트 내셔널 트러스트 웨일즈 대표의 의견도 비슷하다. "단순성과 간결함이 바탕인 아름다움이 인상적"이라는 것이다. 한국이 전통 문화를 지키기 위해 투쟁한 점을 높게 사는 참석자도 있다. 호주의 데이비드 솔터 `더 위크` 매거진 편집장은 "(DDP에 전시 중인 간송 전형필 전을 떠올리며) 식민지에서도 문화재를 수집, 기증한 점이 대단하다"면서 "한국이 열등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알렉세이 레비킨 국립 역사박물관장은 "침략을 수 없이 겪었음에도 유산과 유물을 보전한 점이 대단"하다고 짚었다.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이 개최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밖에도 문화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뜨겁게 오갔다. `움직이는 문화, 움직이게 하는 문화 그 힘은 어디서 오는가?`를 주제로 G20의 문화강국인 16개국 문화소통 분야 거장들이 참석했다. 미국, 영국, 캐나다, 중국, 일본 브라질 등을 대표하는 16명이 모여 `국가간의 소통과 미디어의 역할`, `타 문화의 융합` 등을 논의했다. 특히 눈길을 끈 논의는 세계에서 크게 주목 받지 못한 `K디자인`에 대한 부분이다. 프랑스의 카트린 슈비요 로댕미술관장은 "이번 방한으로 한국의 디자인이 독창적이고 대단하다는 걸 알았다"면서 "현대카드 디자인박물관과 가구박물관을 방문함으로써 전통과 현대의 양극단을 체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에 최근 세워진 건물의 건축가 중 한국 건축가가 설계한 것이 많지 않다"면서 "한국의 목재 건물이 가진 유산을 더 선보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오르셰미술관 전시를 봤는데 반대로 파리에서 한국의 전시를 여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문화 소통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분단을 경험한 독일의 뫼링은 "(남북한이) 공통된 역사와 뿌리를 찾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독일 역시 갑자기 빅뱅처럼 통일이 된 것이 아니라 작은 부분의 소통을 통해서 공통점을 발견하고 변화를 찾아나갔다"고 전했다. 한국의 문화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지만 아직 갈길은 멀다. 한국 대표로 포럼에 나선 송승환 PMC프러덕션 대표는 "한국의 문화 예산은 아직 0.7%에 불과하다. OECD 국가가 평균 3% 안팎인 것에 비하면 작은 수치"라면서 "삼성과 현대 역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그 규모에 비해 메세나 활동에는 아직 인색하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이 겉으로 발전했지만, 속으로는 무한한 갈등을 겪는 시간이다. 지금까지 한국의 문화는 간송도 그랬듯이 개개인의 힘이 컸다. 정부도 이제 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기업의 메세나 활동도 차차 늘고 있으니 앞으로 갈등히 해소되고 문화가 더 발전하리라 본다"고 기대했다.포럼에는 미국의 도나 윌리엄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관람객 개발 책임자, 루카 산저스트 와이너리 페트롤로 오너, 드니 시마르 캐나다 퀘벡 윈터 카니발 대표 등도 참석했다. 이날 오후 6시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 `CCF 나이트 문화소통의 밤`에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 성 김 주한미국대사 등 43개국 대사들, 김동호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 원용기 해외문화홍보원장, 구자훈 LIG 문화재단 이사장, 재즈보컬리스트 나윤선,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등이 참석한다. `자국에서 가장 존경하는 문화계 인사는?`, `자국의 가장 자랑스러운 문화는?`, `한국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등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CICI가 요약해 발표한다. 최정화 CCF 조직위원장(CICI 대표·한국외대 교수)은 "한국이 주도하는 문화 다보스 포럼인 문화소통포럼 CCF가 세계 연결 고리를 문화 소통에서 찾고자 한다"면서 "결국 사람을 이동하게 하는 원천은 문화다. 이번 포럼이 국가 브랜드 제고와 함께 한국 문화 융성을 위한 글로벌 포럼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문화소통포럼은 2010년 G20 서울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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