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최초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실버영화관이 오는 26일 중구 포정동에서 정식으로 개장돼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과 자긍심 고취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5일 현재 임시 개관 중인 ‘그레이스 실버 영화관’은 지난달 27일 로널드 콜먼과 그리어 가슨 주연의 ‘마음의 행로’를 첫 개봉작으로 ‘모정’,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벤허’, ‘애수’를 상영했으며 지금은 ‘마부’를 상영하고 있다.  조미견 그레이스 실버 영화관 대표는 “옛날 영화를 좋아하고 대구에도 어르신을 위한 문화공간이 있으면 하는 바람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며 극장 운영에 대해 “이익을 남기겠단 생각은 해보지 않았고 유지만 되면 만족한다”고 말했다. 또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에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실제 실버영화관에선 어르신들이 하기 힘든 자리만 한두 명 젊은 사람이 채용돼 근무하고 있으며, 나머지 자리는 어르신을 더 많이 고용하기 위한 조 대표의 운영방침에 따라 7명의 어르신들이 2교대로 근무를 하고 있다.  조 대표는 “어르신들이 지하철 무료, 동네 병원비 할인 등 무료나 할인을 좋아하실 것으로 알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실버영화관에선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당당하게 문화를 즐기는 경제 주체라는 어르신들의 자긍심을 느낄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영화관에 혼자 왔다는 박모씨(72·남)는 “무엇보다 값이 싸서 좋죠. 노인들이 대낮에 이 돈으로 어디 가서 시간을 보내겠어요”라며 “노인들을 위한 영화관이 대구에서 생기니까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또 김모씨(67·여)는 “옛날 젊을 때 본 영화지만 다시 보니 감동이 새롭고 옛날 생각이 난다”며 “파트너와 함께 와 더욱 재밌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영화라 자막을 빨리 읽느라 조금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극장 측은 “타 영화관에 비해 현재도 자막이 크고 굵은데 더 이상 (자막을) 크게 하면 화면을 가리게 돼 해결책이 안 된다”며 그렇지만 “여러 가지 해결 방법을 적극 고려 중이다”고 전했다. 한편 ‘그레이스 실버영화관(138석)’에선 55세 이상 어르신들이 365일 연중무휴 2,000원에 영화를 관람할 수 있으며, 200원이면 커피 한 잔의 여유도 즐길 수 있다. 55세 이하는 관람료가 7,000원이나 어르신 동반 시 관람료가 할인 적용돼 2,000원이다. 향후엔 이발소(2,500원가량), 염색방(5,000원가량)도 운영될 예정이다. 특히 조 대표는 “실버영화관을 대구를 대표하는 어르신 문화공간으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이제 시작인데 벌써 주변의 도움을 청하는 것이 너무 낯설지만 영화관을 유지, 운영키 위해 주변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고충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그레이스 실버영화관’ △장소: 지하철 중앙로역 3번 출구에서 구)동아백화점 방향 50m 지점이며, △전화: 053-431-1571로 자세한 사항을 문의하면 된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