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중구청이 정부의 금연정책을 외면, 오히려 흡연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대구시 중구청이 도심 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아닌 전통과 문화 보존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해 성과를 냈으나, 동성로 골목길 청소년 흡연으로 중구의 얼굴인 골목길 사업이 빛을 잃고 있다. 동성로 금연구역지정과 단속인력 부족으로 풍선효과인 금연 사각지대가 생겼다(본지 9월18일자 1면 보도)는 지적에도 아랑곳없이 관계기관인 중구보건소는 회의 한 번 하지 않았다는 충격적인 얘기를 전해 공분을 사고 있다. 본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기사와 관련해 회의도 한번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아직은 상사에게 말씀만 드린 상태로 달리 바뀐 것은 없다”면서 “지금 현재로선 (단속인원을 늘리는 것도) 곧바로 되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필요하다”는 답답한 말만 전했다. 또 “골목상인들의 하소연과 억울한 눈물을 보면 시간만 보내는 무책임한 말을 할 수 없다”는 기자의 얘기에 “가만히 앉아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도 다른 일이 너무 많다”며 책임 회피에만 급급해 했다. 동성로는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주말 오후엔 50만 명 이상에 달하며 이면 도로 골목상권까지 합치면 7000여 개의 점포가 있어 문화, 쇼핑, 놀이 등에 지배적인 영향을 미치는 대구 통합의 중심지역이다. 동성로가 지닌 이러한 상징성으로 유동인구의 절반 이상인 52%가 30대 이하의 젊은 연령층이며 특히 대구 전 지역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장소가 됐다. 이곳에 청소년 흡연 대책이 전무한 것은 지난 18일 금연 관련 예산을 올해(113억원)보다 13배(1521억원)를 늘리면서 ‘담배 끊기, 국가가 도와 드립니다’라는 이색사업이나 “내년부터 미취학 어린이를 대상으로 처음으로 금연 교육을 실시하며 학교와 학교 밖 흡연예방사업, 흡연 폐해 연구 등의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는 중앙정부의 정책에도 엇박자를 내면서 정부정책에도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중구보건소는 금연 클리닉 운영사업(1억700만원)을 비롯해 금연 환경조성사업(8300만원), 금연 클리닉실, 지정 금연구역관리를 실시해 예산은 투입하지만 지도 점검은 부실했고 골목길 흡연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에는 아예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중구는 ‘길’에서 수년 간 특화된 사업을 모색해 진가를 발휘하려는 시점이며 누군가가 ‘대구시 중구’에 대해 물으면 ‘길’, ‘골목’이라고 대답할 정도가 됐다. 중구의 얼굴인 진골목에서 청소년이 흡연을 하면서 가래침을 뱉는 모습은 금연정책의 아이러니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중앙파출소에서도 “행정기관의 금연구역 설정으로 골목 안이 담배꽁초, 가래침 뱉기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금연구역만 피해서 흡연을 하니까 엉망진창이다. 재떨이를 두거나 흡연할 수 있는 일정한 공간을 마련하는 등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동성로 골목상인 김모씨는 “이 골목에서 주말이면 담배를 피우기 위해 줄을 서는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마음도 아프고, 버려진 담배꽁초가 눈처럼 쌓인 것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며 “현재도 목이 아파 병원에 다니고 있으며 고통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데 중구청의 대책은 전혀 없다”고 시급한 대책 마련을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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