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위해 맞선을 보는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딜레마 같은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은 조건을 보고 만난다는 것에 대해 스스로 편견을 갖고 있고요, 또 호감을 느끼면서도 사람이 좋아서인지 조건 때문인지 혼란스러워 하기도 합니다.30대 초반의 L씨도 그런 고민 중입니다. 동갑의 남성과 선을 본 후 3번 만남을 가졌다고 합니다. 서로 취미도 비슷하고 정서적으로도 통하는 데가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아무래도 결혼 얘기를 주로 하다 보니 결혼을 위한 연애를 하려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하네요.어떻게 만나건 그 사람이 좋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왜 선봐서 만났다고 그것이 꼭 결혼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할까요? 결혼은 순수한 마음으로 해야 하는데, 조건 따진다는 데 찜찜한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그런데요, 주변 소개일 때는 그 사람이 누군지 묻지 않고 그냥 만나나요? 소개자를 믿는다고 해도 상대의 나이, 직업, 집안, 학벌 정도는 확인하게 됩니다. 맞선도 마찬가지지요. 그런데도 소개냐 맞선이냐, 이렇게 선을 그어 구분하는 건 오히려 좋은 만남을 방해하는 것 같습니다.사랑에 대해 첫 눈에 반한다거나 거리에서 우연히 서로를 알아보는 것 등 환상을 갖는 경우가 있습니다. 드라마에 이런 장면이 나오면 아름다울 수 있지만, 실제로 이런 만남은 큰 모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누군지 모르니까요. 만나면서 서로 파악해야 하는데, 감정이 앞서다 보니 올바른 판단을 하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맞선 경험이 있는 분들은 어떨까요? 여성1: 맞선은 결혼을 전제로 만나니까 몇 번 만나고 결정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것 같다. 충분히 시간을 두고 만난다면 맞선으로도 사랑을 할 수 있다. 남성1: 늦도록 결혼 못한 자신이 가장 문제다. 나이가 많으면 소개이건, 맞선이건 별 차이 없다. 소개로 만난다고 연애 감정이 쉽게 생기겠나? 여성2: 난 오히려 서로 맞는 상대를 찾을 수 있어서 맞선을 선호한다. 연애상대가 아니라 결혼상대를 찾는다면 감정을 앞세우면 힘들어진다. 조건 맞는 사람 만나 연애하면 되는 거 아닌가. 남성2: 어떻게 만나건 중요한 것은 열정인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인연을 찾겠다는 의지 혹은 에너지가 뚝뚝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그러다 보니 식상한 느낌도 들고, 대충 만나 빨리 결정하겠다는 조급함도 드는 것이다. 연애하고 결혼하면 더욱 좋지만, 괜찮은 사람이라면 결혼하고 연애하는 기분으로 사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조건을 보는 건 계산적이거나 따진다는 것이 아니라 원만한 결혼을 위한 안전장치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신 기본적인 조건은 그렇다 치고, 나머지는 시각을 좀 바꾸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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