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북구의원들이 해외 연수지로 미국을 결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고질적인 ‘해외 연수병’이라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북구의회는 구의원들이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선진 외국 지방자치에 대한 우수사례를 견학하고, 선진 도시의 벤치마킹과 복지시설 비교 등을 위해 미국 서부 지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수는 전체 20명의 구의원 중 하병문 의장을 비롯한 14명이 참여해, 라 팔마 시청의 도시건설 시스템과 덴마크 민속마을 조성단지 등 선진 우수 사례를 체험하고 도시건축 관련 분야에 대한 구의원들의 견문을 넓히기 위해 마련됐다.  비용은 1인당 200만원씩, 구 예산 4000만원이 책정돼 있는데 라스베이거스, 그랜드캐니언, 할리우드 스타거리, 요세미티 국립공원 등 상당수 일정이 유명 관광지로 짜여 있어 외유성 연수라는 지적과 함께 국외여행 심사 기준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북구의회의 ‘공무 국외여행심사위원회’에서도 해외 연수 코스가 연수 목적과는 부합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일정은 변경되지 않았다. 대구시 북구의회 의원 공무 국외여행 심사 기준에는 “국외여행 이외의 수단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거나, 단순시찰·견학 등을 목적으로 하는 국외여행은 억제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연수에 참여하는 한 초선의원은 “운영위원회의 소관이라 주도적으로 이번 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하지는 못했다”면서 “연수프로그램을 짤 때는 나름 이유가 있었을 것이고 미리 연수 성과를 얘기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재용 북구의회 운영위원장은 “의원들의 견문을 넓힌다는 차원에서 실시하는데 연수를 갔다 온 뒤 제출하는 성과물을 보고 평가해 달라”며 “북구의회의 경우 초선의원이 13명인데 동남아를 단순 관광하는 것보단 의원들이 추가 경비를 부담해서라도 선진국을 둘러보는 것이 의미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7월 말 의회 업무보고에서 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언론의 감시를 받고 있는 부분이 의회이다”며 “매년 반복적으로 대두되는 해외연수 분야 등 규정을 어기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이 의회의 해외연수를 계속 물고 늘어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언론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송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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