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가 공기 중으로 감염된다는 국내 전문가 견해가 제시됐다. 정부가 에볼라가 발생한 서아프리카에 우리나라 보건인력을 파견하는 만큼 최소한 레벨(level) C등급 이상의 보호구 지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협회는 22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의사회관 3층 회의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에볼라 관련 보건인력 안전대책 수립을 정부에 요구했다.최재욱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에볼라는 통상적으로 체액, 혈액을 통한 감염이 일반적이지만 최근 환자를 치료할 때 공기로도 감염된 보고사례가 있다"며 "공기 중 감염 가능성과 실험적 결과, 역학 자료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최 소장은 이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공기로 인한 감염 발생을 우려해 환자를 시술할 경우엔 반드시 레벨 A등급부터 C등급을 기준으로 정했다"며 "아프리카 현지 병원 내 수술방에선 감염이 우려된다"고 밝혔다.추무진 의사협회장도 "환자를 수술할 때 출혈이 생기고 의료진이 이를 저지하기 위한 처치를 하면서 가스도 나올 수 있다"며 "가령 에볼라 환자가 기침을 할 때 호흡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묻어 나와 떠다닐 수 있다"고 경고했다.추 회장은 이어 "환자 혈액을 뽑거나 혈관주사, 소변줄을 넣을 때도 에볼라 바이러스가 공기 중으로 떠다닐 가능성이 염려된다"고 덧붙였다.레벨 C 등급 보호구는 가장 기초적인 D 등급에 비해 전신을 보호하고 더 강화된 재질로 장갑을 구성했다. 필터가 들어간 방독면을 쓴다는 것도 큰 차이다. 의협과 간협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안전·방역체계가 부실하다고 우려했다. 또 부적절한 안전 보호구 지급으로 의료진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두 단체는 "미국 CDC는 현대 에볼라 바이러스 예방 보호구 기준조차 안전하지 못하다고 인정하고 레벨 C 등급 이상의 강화된 안전기준으로 개정하고 있다"며 "국내 의료기관에도 레벨 C 등급 이상의 안전 보호구를 조속히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국민과 파견 의료진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와 의료전문가 단체가 공조해 파견 사전교육과 사후관리가 엄격하게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두 단체는 "서아프리카 현장 투입 전 착용해야 할 보호장비에 대한 명확한 지침과 매뉴얼 보급, 교육훈련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에 대해서는 보건의료 단체와 공조해 정부가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신현영 의협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전국 에볼라 지정병원 의료 종사자 안전 수준에 대한 점검, 파견 의료진 등에 대한 안전 대책을 마련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