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독재 정치의 역사에는 ‘영웅’이 되는 독재자와 ‘반칙왕’이 되는 독재자가 있다. 중국에서 반신반인이라고 불리는 마오쩌둥과 한국에서 반신반인이라고 불리는 박정희는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른가.‘권력은 총구에서 나왔다’는 중국 혁명의 마오쩌둥, 개혁개방의 덩샤오핑, 유신의 박정희. 3인의 얼굴을 통해 중국과 한국의 현대사를 재구성한 책이다. 언론사에서 홍콩 특파원과 국제부 기자 등을 거친 저자 박형기는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 사이에서 양극단의 평가를 받는 박정희라는 인물에 대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선을 찾고자 했다.그는 “산업화 세력은 박정희를 ‘반신반인’으로 미화해왔고 민주화세력은 박정희의 경제개발 업적을 애써 무시해왔다”며서 “국제적 시각으로 박정희를 재평가하는 것이 박정희를 객관화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저자가 박정희의 비교대상으로 내세운 인물은 중국 국민들에게 ‘반신반인’이라고 불리는 지도자 마오쩌둥이다.“신중국을 건설한 마오쩌둥은 집권 후 수천만 명을 아사시키는 등 실정을 거듭했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그들을 먹고 살게 해준 덩샤오핑보다 마오쩌둥을 훨씬 더 좋아한다”(에필로그 중)저자는 먼저 박정희, 마오쩌둥, 덩샤오핑의 공통점을 찾는다. 이들은 모두 무력으로 정권을 잡은 독재자라는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다. 권력의 재구축을 위해 박정희는 유신, 마오쩌둥은 문화혁명, 덩샤오핑은 천안문 학살을 지시했다는 점도 유사하다.이뿐이 아니다. 이들은 젊은 시절 대부분을 전장에서 보냈기 때문에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그러나 저자는 이들이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고 본다.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은 정당성이 있었지만, 박정희는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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