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 나는 그대 숨결을 느낄 수 있어요 /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 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있겠어요. ♪ ♬”8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진 ‘2014 대학가요제 포에버’의 엔딩곡으로 가수 신해철(1968~2014)이 주축이던 밴드 ‘무한궤도’의 ‘그대에게’가 울려 퍼졌다. 배기성이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나는 그대 숨결을 느낄 수 있어요”라고 선창한 데 이어 이날 무대에 오른 출연자 전원이 합창했다. 이 곡은 1988년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 곡이다. 신해철이 집에서 멜로디언으로 작곡한 것으로 알려진 ‘그대에게’는 성숙한 노랫말과 세련된 사운드로 오늘날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당시 대학가요제가 열린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신해철과 무한궤도가 이 곡을 부르는 모습을 담은 영상도 스크린을 통해 상영됐다. 합창이 끝나고 신해철이 체조경기장에서 ‘그대에게’ 마지막 소설을 부르는 영상만 흘러나왔다. 이어진 생전 인터뷰 영상 속에서 그는 “젊었을 때 꿈이 있었느냐고 묻는데, 아직 꿈이 있느냐고 묻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대 뒤편을 가득 채운 스크린 속에서 신해철 영정 속 모습과 함께 ‘굿바이 마왕’이라는 자막이 새겨졌다. 신해철이 1990년 발표한 솔로 1집 수록곡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가 울려 퍼지고 출연자들이 뒤돌아서 스크린을 바라봤다. 공연장을 채운 팬들도 기립해 고인을 기렸다. 이 노래는 남은 자들을 위한 신해철의 작별 송 같았다. 출연자 중 막내인 배기성이 “해철이 형을 위해 큰 박수 주세요”라고 공연장에는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가득 찼다. MBC 대학가요제 출신들의 모임인 ‘대학가요제회’(대가회)가 연 이날 행사에서 신해철을 추모한 무대의 모습이다. 신해철은 지난해 ‘대학가요제’ 부활을 위한 대가회 기획팀장으로 활동했다. 지난달 27일 사망한 고인을 기리는 첫 공식 추모 무대다. 지난해 9월 당시 대가회 기획팀장이던 신해철은 MBC대학가요제 부활을 위한 ‘2013 대학가요제 포에버 기자회견’에서 “이대로 가만있을 수 없었다. 대학이라는 말에 응답이 있어야 한다. 훌륭한 곡이 나와도 그 앞에 대학이라는 말이 붙어 있을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이 시대야말로 대학가요제가 없어질 시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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