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은 시대와 환경과 아름다움의 기준에 따라 조금씩 달라졌어요. 특히 여자의 한복은 유행에 민감했어요. 삼국시대에 저고리 길이는 엉덩이를 덮을 만큼 길었습니다. 조선 시대에 이르면 저고리의 길이가 짧아져 허리 위로 올라갔습니다. 조선 시대 후기에는 젖가슴이 보일 정도로 저고리의 길이가 짧아졌답니다”“일본의 민속 의상인 기모노는 언뜻 보면 아래위가 붙은 중국의 민속 의상 ‘포’와 참 많이 닮았습니다. 중국 당나라와 교류가 활발했던 헤이안 시대(794~1185)에 발달한 옷이기 때문이에요. 일본 사람들은 중국의 의복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덥고 습기 많은 섬나라에 적합하게 여름에는 품과 소매가 넓은 옷을 입고 겨울에는 이 옷을 여러 장 겹쳐 입었습니다”“인도네시아는 1년 내내 기온이 높고 비가 잦아 최소한의 옷을 헐렁하게 입고 살았습니다. 그저 네모난 천을 허리 아래로 두르는 정도였어요. 대표적인 옷이 ‘카인 판장’과 ‘사롱’이라는 치마입니다. 하지만 지금 사람들은 카인 판장이나 사롱 하나만을 입지 않아요. 깃이 세워진 중국식 재킷이나 허리가 잘록 들어간 서양식 재킷 또는 엉덩이를 덮는 이슬람식 셔츠를 함께 입어요”오늘날 몇몇 나라와 지역을 제외하면 일상생활에서 민속 의상을 입은 모습을 보기가 어렵다. 세계가 민족과 나라의 경계를 넘어 정치, 경제, 문화,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을 주고받는 가운데 서로 비슷한 옷을 입고 같은 유행 현상을 누리게 된 까닭이다. 하지만 각 나라 민속 의상 속에는 그 나라의 역사가 담겨 있다. 명절이나 축제 같은 특별한 날에 입는 옷이 됐을지언정 각 나라만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패션, 세계를 만나다’는 세계 민속 의상을 살펴보며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한다.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등 여러 나라의 민속 의상이 어떤 환경에서 형성됐고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아 지금의 인류 문화를 이뤘는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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