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특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연말연시에는 꽁꽁 싸맸던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기 시작한다. 1일 현재 커피전문점에서도 세련된 디자인에 커피 쿠폰 등 여러 패키지로 구성된 ‘연말 한정판 다이어리’를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커피를 10잔 이상 마셔야 하거나 많은 돈을 적립해야 하는 등 다이어리를 얻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다이어리 암시장까지 등장해 그릇된 소비심리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커피전문점에서는 일반적으로 쿠폰을 적립해야 다이어리를 받을 수 있다. 쿠폰을 적립하려면 4000~5000원 대의 음료를 최소 5잔에서 17잔 마셔야 한다. 돈도 많이 들뿐만 아니라 시간도 꽤 걸리기 때문에 빠른 길을 택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이달 초부터 중고나라 등 각종 온라인 사이트에는 “스타벅스 프리퀀시 판매합니다”라는 거래 글이 대거 올라와 있다. 스타벅스 ‘프리퀀시’란 기존의 스티커 형태가 아니라 바코드를 스캔해 스마트폰으로 스티커를 모으는 개념의 적립 방식이다. 5600~5800원 짜리 프로모션 음료 3잔을 구매해야 얻을 수 있는 빨간색 프리퀀시가 온라인에서는 1500~3000원, 3300~5000원 대 일반 음료를 마셔야 받을 수 있는 흰색 프리퀀시는 1200~2500원 정도로 거래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종이 스티커 대신 새로 도입된 e-프리퀀시는 지인에게 선물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가 우리 다이어리에 관심이 많다는 증거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이어리 이벤트에 대해 “우리 커피를 애용하는 고객께 감사하는 의미로 증정하기 위해 지난 2004년부터 기획된 것”이라며 “순수한 의도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암시장에서는 이 같은 적립 쿠폰뿐 아니라 아예 다이어리를 원래 가격보다 4000~5000원 싸게 팔기도 한다. 온라인에 투썸플레이스 다이어리 판매 글을 게재한 이모씨는 “처음에는 그저 다이어리를 갖고 싶어서 무작정 음료를 마시고 돈을 투자했는데, 막상 받아보니 기대한 만큼은 아니었다”며 “다른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다이어리 모두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다이어리 이벤트 기간 매출은 평소 대비 20% 정도 오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행사가 연말을 맞아 수익을 올리기 위한 마케팅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한 인쇄업계 관계자는 “요즘 커피전문점에서 다이어리를 예쁘게 꾸미거나 한정판 등으로 마케팅을 많이 하는데, 다이어리를 대량 준비하려면 적어도 3~4월에는 수입해 여름부터 제작해야 한다”며 “업계는 감사 이벤트라고 얘기할지 몰라도 수익사업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