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의회 공무 국외 연수보고서에 북구와 관련된 심포지엄이나 워크숍과 같은 토론이나 연수 프로그램은 전혀 없고 카메라렌즈로 담은 가로수, 의자, 쓰레기통, 할리우드 거리 등과 같은 피사체와 느낌 위주의 소감이 연수 성과물로 제시돼 시민사회의 빈축을 사고 있다.  “북구의원들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그랜드캐니언에 어떤 업무가 있어서 가는지 또 그곳에 가서 무엇을 할 건지 실질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지난 9월 30일 비공개로 진행된 북구의회 공무 국외여행 심사위원회에서 나온 한 심사위원의 우려 섞인 지적이다. 천혜적인 경관이 없는 북구의 자연 환경에서 구의원들의 미국서부 공무연수는 ‘적합성’이 의심된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고, 관광성 해외연수라는 비난을 감수하고 떠난 미국 연수는 ‘혹시나’에서 ‘역시나’로 시민사회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해 말썽을 빚고 있다. 또 다른 심사위원도 “업무수행 내용은 연수인데 대부분 견학과 현장방문, 체험이다”며 “연수를 가려고 하면 가는 쪽 기관과 협의를 통해 보고 배울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논의가 돼야 하는데, 이런 점들이 원활하게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연수의 합목적성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또 “올해가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시기에 미국까지 해외연수를 가야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이로써 북구의회는 국외여행 심사에 대한 여행의 목적, 필요성, 적합성, 타당성 등을 심사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막상 한해 결산을 2개월 앞둔 시점에서 강행된 해외여행 시기의 적절성과 연수지 선정의 적합성 그리고 연수 성격을 띤 목적여행이 아니라 단순관광 차원의 초라한 성과물, 달성군 의회의 예산반납 사례 등을 고려할 때 북구의회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북구의회는 지난 10월 27일부터 11월 3일까지 선진도시의 벤치마킹과 복지시설 비교 등 견학을 목적으로 14명의 북구의원이 미국 서부를 공무 방문했다. 지난달 27일 제출한 결과물은 주민복지분야(1건), 도시관리 및 환경분야(6건), 교통분야(4건), 문화·관광분야(6건) 등 총 18건으로 18명(의원:14명, 직원:4명)의 공무연수단이 4900만 원의 혈세를 투입해 제출한 결과물로는 너무 초라해 빈축을 사고 있다. 연수지가 어바인 시청과 노인복지시설 두 군데를 제외하곤 세계적 관광명소로 일정이 짜여 있는 것이 논란거리다. 할리우드 스타거리에서 “금호강 하중도나 무태 검단지역, 서리지 수변 공원을 개발할 때 한류스타들을 활용한 관광상품을 개발하면 좋겠다”거나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의 관광객 숫자가 400만 명에 이른다는 말을 듣곤 “팔달교와 팔거천 교각을 멋지게 꾸며 지역 명물로 삼으면 좋겠다”고 함으로써 비교 대상의 규모나 역사성, 교량공법 등에 대한 전문성이 결여된 ‘작위적 보고서’라는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부분 결과물이 인상비평 수준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로써 방문지 관계자를 만나 현재 북구에 진행 중이거나 미래에 진행할 프로젝트에 대해 자문을 구하고 논의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 눈요기 위주의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왔다는 핀잔을 들을 만하다는 판단이 힘을 갖는다. 특히 이번 연수지는 2012년 연수도시인 로스앤젤레스, 라스베이거스, 샌프란시스코와 일치하며 견학지도 그랜드캐니언, 캘리코 은광촌, 요세미티국립공원 등으로 부합된다. 2012년 보고서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올해 보고서는 충실해졌으나 여전히 심도 있는 보고서로 평가하기엔 주저되는 형국이다. 연수의 합목적성과 진정성에 심각한 고민도 따른다. 2013년 3월 심사위원회에서 “동남아를 많이 가 본 의원들은 베트남, 캄보디아 연수에 참가를 안 하고 처음 동남아로 가는 의원들이 대부분 참가한 것 같다”는 회의록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7대 북구의원엔 “초선의원이 많아 견문을 넓힌다는 취지에서 미국을 정했다”는 기록도 있어 연수의 진정성이 구정현안 제시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지난 10월 24일 수성구의회 공무국외여행자 심사위원회 회의록에 “해외에 가서 누구를 만나고, 어떤 질문으로, 어떤 주제를 가지고, 어떤 얘기를 나눠, 뭘 얻어오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수성구민에게 설득력이 있지 않느냐”라는 조언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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