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가 대구시를 향해 맹폭을 가했다.사실상 권영진 대구시장을 향해 당긴 활 시위다. 4년간 끌고온 ‘이우환과 그 친구들 미술관’ 건립이 최종 무산됐지만 대구시의 미숙한 행정과 밀실행정이 불신행정이 됐다.이우환 작가는 지난 10월15일께 이우환 미술관 건립 불가 입장을 적은 편지를 대구시에 보냈다.하지만 대구시는 이우환 작가의 미술관 건립 불가통보를 받고도 2개월 가까이 숨겼다.때문에 대구시의회는 시정의 신뢰성 문제를 공식 제기하고 나서 파장은 커져만 가고 있다.권 시장은 참신한 젊은 일꾼으로 ‘변화와 혁신, 경제 활성화, 소통 강화’를 핵심어로 내걸었지만 이번 사태로 행정불신이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대구시는 앞으로 미술관 용도로 구입한 터는 당분간 공원으로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이우환 작가 대구시 맹불신이우환 작가가 대구시의 무책임한 행정에 노골적인 불만을 토했다.이 작가는 편지에서 대구시가 남의 일처럼 자신을 시민앞에 세워놓고(미술관 건립의 걸림돌 인양) 중상모략하고 범인 취급하게 내버려두는 것에 대해서 불쾌하다는 반응도 보였다.비공개하기로 한 편지를 공개한 것에 대해선 위법이고 약속위반이라고 공격했다.그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대구시가 책임지고 해명해야 하지만 자신이 몰매를 맞고 있는 것 역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이같은 논란이 자신을 희생양으로 내놓고 있기에 벌어진 양상이 아니냐고 묻고, 대구시와 시민은 상식과 양식이 조금이라고 있다면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고 뼈있는 말을 했다.이 작가는 비겁하고 무책임하고, 확신과 실천의지가 보이지 않는 대구시에 경악하고 실망해 미술관 추진을 할 수 없다며 미술관 건립 포기 의사를 분명히 했다.이 편지는 지난 9월 11일 이우환 작가가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후 20여일이 지난 9월 29일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대구시의회 불신행정 맹폭대구시의회가 대구시 행정이 총체적 난맥상을 드러냈다고 총공세를 퍼부었다.시의회는 2일 대구시의 400억 원을 쏟아붓는 ‘만남의 미술관(이우환 미술관)’건립 백지화 발표에 대해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시정의 신뢰성 문제를 제기했다.시의회는 이날 오후 ‘만남의 미술관 건립과 관련 대구시의회의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대구시의 정책 입안과 추진과정 등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시의회는 이우환 미술관 건립에 따른 반대이유 보도자료에서 △미술관 건립 총사업비가 불투명한 점 △미술관 건립 콘텐츠 불투명 △참여작가와 작품확보 방안 미정 △이우환 화백의 추진의지 부족 등 4가지를 조목조목 따졌다.그동안 시의회는 수백억 원이 드는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비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지속으로 거론했다.하지만 시는 이우환 화백과의 약속 등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 시의회는 물론 시민사회단체 등으로부터 거센 반발과 논란을 키웠다.▣16억 혈세탕진 누가 책임지나시는 달서구 성당동 두류공원 내 2만6000㎡에 국비 119억 원, 시비 178억 원 등 297억 원을 들여 미술관을 짓기로 했다. 이 화백이 조각·회화·설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세계적인 작가 8, 9명도 참여시키기로 했다. 이들의 작품 구입비로 100억 원이 책정됐다.지난 7월 권 영진 대구시장이 취임한 뒤 미술관 건립 재검토 의사를 밝히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시민단체와 미술계도 반대운동에 나섰다. 시 재정 사정이 좋지 않은데다 대구에 연고도 없는 이 화백의 미술관 건립에 거액을 들이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대구시는 확실한 검증없이 사업을 추진해 미술관 설계비 16억 원만 날리게 됐다.입장 표명을 미루는 과정에서 지역 문화·예술계 등 지역 구성원들의 갈등만 키웠다. 강금수 대구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전임 시장이 실적에 급급해 미술계와 시민단체 등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추진한 게 문제였다”며 “더 많은 예산을 낭비하지 않게 돼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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