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지난달 28일 늦은 오후. 경산시청의 시장 비서실에 팔순의 어르신이 들어섰다. “김성택이라는 사람이 홀몸노인과 소년소녀가장 세대에 불우이웃돕기를 하고 있으니 칭찬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경산시립박물관의 박물관대학 수료자 모임인 ‘경산시립박물관 문화사랑’ 김성택 회장(62)은 지인을 통해 알게 된 경산시 신교동의 홀몸노인 두 세대와 대구 달서구의 소녀가장 세대에 평소와 다름없이 200여만 원 상당의 연탄과 성금을 전달했다. 이 소식을 뒤늦게 접한 같은 문화사랑 회원들도 “우리도 같이 하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섰다. 또 이들은 사이버상의 ‘네이버 밴드’를 통해 가까운 지인들에게 한 사람당 1만 원(연탄 20장)에 동참을 부탁하기로 뜻을 모았다. 20여일 전이었다.그런데 호응이 놀라웠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경산지역은 물론 각 지역에서 뜻을 같이하는 회원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이미 300명을 넘어 섰다. 생면부지인 구미의 교장 선생님에다 대구 어느 변호사까지 동참을 하였고, 평일 기준으로 20만~30만 원 정도의 성금이 답지하고 있다. 김성택씨는 회원들로부터 인사에 칭찬에다 문의까지 온종일 걸려오는 전화를 받느라 생업에 지장을 받을 정도이다. 거기다 몇몇 회원들과 함께 지원 대상자를 추천받아 현장을 방문해서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꼼꼼하게 챙기다 보니,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단다.비록 몸은 고달프지만, 마음만큼은 어느 때보다 뿌듯하다는 김성택씨. “작은 도랑으로 시작했는데 뜻밖에 큰 강이 되었네요. 이제는 바다를 꿈꾸고 싶습니다”며 “어려운 이웃들에게 소중한 회원님들의 정성이 잘 전해지도록 하는 일만이 나의 소임”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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