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부터 3% 인상의 보육료에 불만을 품은 전국 어린이집의 상당수가 파업에 돌입했다.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소속 대구 어린이집은 부모의 혼란을 우려해 이번 파업에서 빠졌다. 차후 보육료가 오르지 않을 경우 파업에 동참한다는 조건에서다. 그러나 대구의 어린이집 원장들의 불만은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 많은 어린이집이 교사들의 휴가일정 받는 등으로 본격적인 파업준비에 돌입했다.어린이집 원장들은 어르신, 여성들에게 지출되는 예산은 매달 상승폭인데 반해, 사설어린이집의 보육료는 매년 동결된데 이어 내년 예산조차 3%에 머물러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대구 중구 남산동의 H어린이집 원장 P(여·42)씨는 “매년 공무원들의 월급은 13.1%가 인상되고, 최저임금제도 6.4%씩 인상되고 있다”며 “그런데 사설 어린이집의 보육료는 만 3년간 동결을 시켜놓고 이제 와서 고작 3%를 인상하면 나머지 비용은 어디서 충당할 수 있는가”며 정부의 있으나마나 한 보육료 인상을 강하게 비판했다.P씨에 따르면 원생들의 원비는 모두가 무료인데 반해 사설어린이집에서 쓰이는 모든 비용은 보육료에서 충당된다. 49명의 원생을 보유하고 있는 H어린이집의 경우 재료비, 식비 등 매달 2000여만 원의 돈이 사용된다. 교사들의 인건비 등은 원장 몫이다.정부에서 지원되는 보육료 연령별 지원금액은 매월 △만0세 39만4000원 △만2세 28만6000원 △만3-5세 22만 원으로 H어린이집의 경우 최대 지원을 받는 만0-1세를 기준으로 해도 월1960만 원을 지원받는다는 얘기가 된다.P원장은 자신이 인건비 등을 지급하기 위해 매달 1000만 원 이상의 사비를 지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늘어나는 적자에 어린이집을 접을 생각도 매일 같이 한다고 했다.더 이상은 희생을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P원장은 “전국 어린이집이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대구 어린이집 원장들도 매일 같이 모여 회의를 거듭하고 있다”며 “어제는 기름을 붓고 분신을 하고 싶을 정도로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사설어린이집이 안고 있는 어려움을 꼭 알아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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