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클래식 음악계는 잇따른 해외 진출 낭보를 전하며 K클래식의 청사진을 그렸다. 하지만 막판에 세계 수준의 반열에 오른 서울시립교향악단(예술감독 정명훈)의 내홍으로 빛이 바랬다.  무용계 역시 순풍이었다. 잇단 외국 진출 쾌거로 K무용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실험성이 넘치는 작품들도 잇따라 선보이며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 오케스트라 외국 진출 러시  서울시향·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부천필·예술감독 임헌정)·수원시립교향악단(수원시향·예술감독 김대진), 3개 단체가 클래식 한류 바람에 앞장섰다.  서울시향은 특히 120년 역사의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 축제인 BBC 프롬스에 지난 8월 국내 오케스트라 최초로 초청을 받아 데뷔했다. 2001년 NHK 심포니 이후 아시아 오케스트라로서는 13년 만에 두 번째로 초청을 받았다. 10주년을 맞는 내년에도 미국 투어 등 굵직한 공연을 계획 중이다.  말러·브루크너 교향곡 전곡 연주 등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부천필은 8-9월 체코, 독일 등지에서 공연했다. 수원시향은 9월 이탈리아 메라노뮤직페스티벌 폐막 무대, 앞서 지난 2월에는 오스트리아·헝가리·체코·독일 등 4개국을 도는 순회공연을 펼쳤다.  ◇ 서울시향 박현정 대표 인권유린 논란 잇따른 외국 진출과 지난해 유료 관객 92% 기록 등 세계적인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던 서울시향은 올해 막판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박 대표가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에 대해 막말·성추행을 했다는 의혹이 신호탄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정 감독이 시향을 사조직화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내부싸움으로 변질했다. 정 감독의 연봉에 대한 논란도 불거졌다. 그는 서울시향의 음악감독 겸 상임 지휘자로 임명된 2005년 이후 9년간 140억 원을 받았다. 세계에서도 거장으로 통하는 그의 명성에 비해 오히려 높지 않다는 의견과 국내 클래식계 규모와 서울시민의 세금이 투입된다는 점을 비춰볼 때 과도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정 예술감독의 임기는 이달 말까지로, 재계약 여부를 논의 중이다. 박 대표의 해임 여부는 이번 주중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차세대 연주자들, 콩쿠르서 잇단 쾌거  이달 초 플루티스트 김유빈이 ‘제69회 제네바 국제 콩쿠르’ 플루트 부문에서 1위 없는 2위를 차지했다. 피아니스트 문지영은 같은 콩쿠르 피아노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첼리스트 홍은선은 9월 조르지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베이스 류지상은 지난 10월 마리아 칼라스 국제콩쿠르에서 대상과 특별상을 차지했다. 같은 분야에서 이규봉이 2위·김요한이 3위에 오르고, 임은경이 여자 성악 부문 2위에 오르는 등 한국인 성악가들이 세계 권위의 이 콩쿠르를 휩쓸며 화제가 됐다.  소프라노 황수미는 6월 ‘2014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거뒀다. 현악 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은 2월 ‘제11회 국제 모차르트 콩쿠르’의 현악사중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앨런 길버트가 이끄는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대니얼 하딩이 지휘한 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 마리스 얀손스의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파보 예르비를 내세운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오케스트라가 잇따라 내한했다.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과 안드라스 쉬프 등 아이돌 못지 않은 인기를 자랑하는 스타 연주자들도 한국 청중과 만났다.  클라우디오 아바도, 게르트 알브레히트,  로린 마젤 등 세계적인 지휘자들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특히 마젤은 장한나 스승·뉴욕필 평양공연 지휘 등 한국과 깊은 인연으로 회고가 많이 됐다.  ◇ 국악계, 창극 열풍 국악계는 잇따른 ‘명품 창극’을 탄생시키며 쾌재를 불렀다. 중심에는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 내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김성녀)이 있다. 두 신작이 특히 방점을 찍었다. ‘변강쇠 점 찍고 옹녀’(6월)는 창단(1962년) 이래 최초의 미성년자 관람 불가 공연이자 26일간(23회 공연)의 최장기 공연으로 주목받았다. 23회 중 6회가 매진됐다. 대담하고 혁신적인 시도로 유명한 세계적 연출가 안드레이 서반이 처음으로 창극 연출을 맡은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11월) 역시 개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초연에 이어 올해 업그레이드돼 무대에 오른 스릴러 창극 ‘장화홍련’(4월)과 그리스 비극을 창극화한 ‘메디아’(10월) 역시 호평받았다.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관현악단 등 국립극장 전속 단체들의 협업으로 지난 10일 개막한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 역시 호평받고 있다.  창극이 아닌 전통 음악과 춤, 연극이 결합한 ‘음악극’을 표방한 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의 ‘공무도하’ 역시 연극연출가인 이윤택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과 협업 등 새로운 시도로 눈길을 끌었다.  ◇ 무용계, K무용 가능성 타진…국내서는 실험성 돋보여  국립무용단(예술감독 윤성주)은 창단 52년 만에 최초로 외국 안무가와 협업했다. 핀란드 안무가 테로 사리넨이 안무를 맡은 ‘회오리’(4월)는 국립무용단이 올린 무대 중 최고작으로 손꼽혔다. 내년 11월 프랑스의 칸 댄스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초청되는 등 외국 수출의 성과도 올렸다. ‘묵향’도 내년 12월 중순까지 프랑스 4개  도시를 돈다. 항공료를 제외하고 숙박비는 물론 개런티도 받는다.  국립현대무용단도 ‘2016 한불 상호 교류의 해’를 맞아 2015년 11월 프랑스의 무용 중심 극장인 샤이오국립극장에서 초청 공연한다.  현대무용가 안성수가 이끄는 ‘안성수 픽업그룹’도 2016년 6월15~17일 프랑스 파리 샤이오 국립극장에서 신작 ‘이믹스처(Immixture)’를 초연하다. 앞서 안성수 픽업그룹은 앞서 지난달 19일 오후(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내 공연장 ‘살 피에르 메르퀴르(Salle Pierre Mercure)’에서 ‘장미’ 공연으로 호평 받았다. 세계적인 공연예술마켓인 ‘제16회 시나르(CINARS)’의 공식 쇼케이스로 무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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