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단골로 등장하는 새해 목표 중의 하나가 바로 금연이다. 2013년 12월30일 모바일리서치 케이서베이가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응답자 가운데 11%가 새해 꼭 고치고 싶은 습관으로‘과도한 음주·흡연’을 꼽기도 했다. 2015년부터는 담뱃값이 2000원 인상되고 금연구역이 확대되며 금연열풍이 일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OECD 최고 흡연율’벗어나자올해부터 현재 2500원인 담뱃값이 4500원으로 오르고 면적에 상관없이 모든 식당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된다. 이른바 가격정책과 비가격정책을 동반한 정부의 전방위 금연정책이 새해부터 본격화되는 셈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금연을 독려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OECD 국가 중 담뱃값은 최하위, 흡연율은 최고 수준이라는 불명예를 떨치겠다는 포부다. 장기적으로는 2020년까지 남성흡연율을 현재 43.7%에서 29%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3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성인 남성의 (현재)흡연율은 42.1%로 OECD 국가 중 2번째로 높았다. 특히 30대, 40대는 54.5%, 48.0%로 절반을 웃돌거나 약간 밑도는 수준이었다.성인 남성 흡연율은 2005년 51.6%에서 2007년 45%로 떨어진 뒤 6년째 소폭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정부는 이번 금연대책 추진으로 흡연율이 당장 10% 가량 낮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2004년 말 담뱃값 인상(2000원→2500원) 후 흡연율이 낮아졌다는 사실을 가장 강력한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당시 담뱃세를 500원 올리자 57.8%에 이르던 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2006년 44.1%까지 13%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의 흡연 진입 억제에 효과적이었다. 청소년의 담배수요 가격탄력도는 성인에 비해 3-4배 이상 높아 6개월 만에 4분의 1정도 뚜렷하게 낮아졌다.담뱃값의 대폭 인상이 흡연율을 감소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2013년 보건사회연구원의 금연정책의 상대적 기여도 연구결과에 의하면 가격정책이 36.5%로 가장 높았다.복지부는 “담배가격에 대한 소비 탄력성을 0.425로 추계했을 때 이번 담뱃값 인상으로 8%포인트 정도 흡연율이 낮아질 것”이라며 “특히 청소년의 경우 가격 탄력성이 3배 이상 높아 청소년에게는 강한 금연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연클리닉 등록 최대 2배‘껑충’담뱃값 인상 등 금연대책 효과는 어느 정도 가시화되고 있는 모양새다.정부가 담뱃값 인상을 발표한 이후 보건소 금연클리닉 등록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지난해 담뱃값 인상 발표 이후인 9~10월 등록자는 9만1855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만1380명(51.9%) 증가했다. 인상안을 발표한 9월에는 신청자가 2배로 껑충 뛰었다.9·10월 등록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시·도는 세종(223.4%)이며, 대전(85.1%), 충남(82.3%), 부산(78.2%), 울산(76.5%)의 증가율이 높았다.시·구·군별로는 청주 흥덕구(520.5%), 인천 옹진군(400%), 경북 예천군(316.7%), 전남 장흥군(311.5%), 경북 성주군(279.2%) 등이 증가율이 높았다. 국가금연지원서비스 사업 예산이 지난해 113억 원에서 1475억 원으로 크게 증액해 이러한 금연 바람은 당분간 지속된다.정부는 추가로 확보된 재원을 금연 성공률이 가장 높은 약물·상담 치료에 지원하고 학교, 군부대, 사업장 등에 대한 금연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더불어 금연 광고와 캠페인을 연중 실시하고 보건소 금연클리닉, 금연상담전화, 온라인 상담 등 1:1 맞춤형 금연상담서비스 강화도 강화할 계획이다.‘경고 그림’표기도 실현되나정부의 금연대책은 담뱃값 인상과 금연구역 확대에서 그치지 않는다. 대기 중인 후속타자는 경고그림 부착과 담배광고 제한이다.흡연의 피해를 보여주는 폐암 사진과 같은 혐오스러운 경고그림을 담뱃갑에 표기하도록 의무화하고 청소년들의 흡연을 자극하는 소매점(편의점) 등의 담배광고, 담배회사의 행사후원과 같은 직간접적 담배광고 행위를 전면 금지한다는 계획이다.복지부는 담배사업법 개정을 추진하고 국회 논의 과정에서 보류된 흡연경고그림의 담뱃갑 의무 부착을 입법화하는데 힘쓴다. 복지부는 “2020년까지 남성흡연율을 29%(현재 42.1%) 수준까지 낮추고 가격정책에 따른 흡연율의 반등을 막기 위해서는 경고그림의 도입이 필수적”이라며 “가격 인상과 함께 경고그림, 담배 광고 금지 등 비가격 정책을 강화해 2020년 국가목표인 남성흡연율 29%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작심삼십년 금연법’성인들은 새해에 어김없이 금연을 결심한다. 금연은 건강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모든 음식점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게돼 흡연자들을 위한 공간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이런 불편함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금연을 시도하지만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담배 연기 속에 들어있는 니코틴 중독 때문이다.흡연이 습관이라는 점도 금연을 어렵게 한다. 흡연자들 대부분은 지속해서 니코틴을 공급받지 않으면 금단증상에 시달린다.안절부절 못하고 신경이 예민해진다. 불면증이나 두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금단증상으로 인해 금연에 수차례 실패하다 보면 좌절감이 깊어질 수 있다.효과적인 금연을 위해선 금연클리닉에 등록하거나 금단증상이 심한 경우 의사 진료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금연을 위한 행동수칙을 숙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행동수칙은 △금연 시작일을 정하고 주위에 알린다 △담배·라이터 등을 주변에서 없앤다 △물 마시기, 껌 씹기, 심호흡, 산책 등으로 흡연을 대체한다 △담배를 피우는 친구들이나 술자리를 피한다 △금연 후 변하는 즐거운 상황을 상상해본다 등이다.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는 “금연 등 새해 건강 계획이 6개월 이상 지켜질 가능성은 5% 미만이라는 보고가 있지만 주저할 필요가 없다”며 “시도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고 전문가 도움을 통해 충분히 담배를 끊을 수 있다”고 밝혔다.흡연자들 건강기능 식품 섭취 오히려‘독’많은 흡연자들이 건강을 생각해 종합비타민을 복용하거나 베타카로틴, 토코페롤 같은 건강기능식품을 찾는다.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흡연자들이 이런 보조제를 복용하는 것이 오히려 폐암 발생률이나 사망률을 약간 높인다고 일관되게 확증돼 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흡연자들은 담배가 스트레스를 풀어준다고 생각하지만 완전한 착각이다. 오히려 흡연자의 가족이나 지인들이 폐암, 심근경색, 중풍 등으로 진닫받고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담배를 오랜 기간 피웠다면 자신의 몸 상태부터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폐암에 대한 검진이다. 흡연자들의 폐암 발병 위험도는 비흡연자에 비해 23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동안 폐암은 조기발견의 이득이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지만 2011년 미국 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가 주관한 대규모 국가 폐암검진 임상연구가 발표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연구 결과 장기간 담배를 피운 고위험군은 조기검진을 통해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20%, 전체 사망률을 7% 낮출 수 있다. 흡연에 따른 주요 사망원인이 관상동맥 또는 뇌혈관 질환이라는 점도 조기진단을 권장하게 한다.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흡연자에게 가장 좋은 건강법은 금연이다”며 “최근에는 금연을 도와주는 효과적인 약물들이 개발돼 수년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금연에 성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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