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폭의 담뱃값 인상이 신 풍속을 낳고 있다. 담뱃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고공행진하자 개비담배가 등장했다.금연구역이 늘자, 담배를 끊겠다는 사람도 늘어 전자담배 판매량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빈곤노인들은 길거리를 헤매며 담배꽁초를 주워 핀다. 평생을 담배와 함께한 애연가 노인들은 담배값 부담이 너무 크다. 때문에 노인들을 위한 담배가 새로 판매돼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담뱃값 인상에 다른 서글픈 자화상이다.▣담배개비 부활 담뱃값이 오른 뒤 구멍가게를 중심으로 ‘개비 담배’가 부활하고 있다. 예전 담배 한 갑을 사기 어렵던 시절 구멍가게나 가판대에서 한 개비씩 사서 피우던 ‘개비 담배’. 추억 속의 개비 담배가 담뱃값 인상을 계기로 다시 거리에 나온 셈이다.지갑이 가벼운 노인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개비 담배 가격도 200원에서 300원으로 올랐다. 한 갑(20개비) 가격으로 환산하면 6000원으로 한 갑을 통째로 사는 것보다 비싸다. 하지만 흡연자들이 가격 부담에 아예 담배를 끊을 결심을 하면서도 도저히 참기 어려울 때 한 개비씩 사서 피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개비담배 판매행위는 불법이기 때문에 관련법에 따라 판매업자의 경우 영업정지를 당할 수 있다.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현행 담배사업법에 따라 담배 포장지를 뜯고 개비담배를 파는 행위는 불법이며 개비담배를 판매한 판매업자는 1년 이내 범위에서 영업정지 처분을 당할 수 있다.현행 담배사업법 제20조에는 ‘누구든지 담배의 포장 및 내용물을 바꾸어 판매해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돼 있다. ▣꽁초 줍는 빈곤의 노인들담배값 인상에 따른 가장 큰 피해자는 노인들이다. 자식들에게 푼돈 받아 생활하는 노인들은 선뜻 담배를 사지 못한다. 궁여지책으로 개비담배를 사고, 거리에 버려진 꽁초를 주머니에 넣는다.노숙자들은 더하다. 동대구역과 대구역 고속터미널 주변을 찾아다니며 꽁초줍기에 안달이다. 노인들은 담뱃값 인상에 자시들 눈치보랴 더 궁색해졌다.두류공원에서 만난 노인들은 “살 만큼 살았는데 얼마나 더 만수무강을 하겠다고 40년 넘게 피운 담배를 끊겠어. 꽁초라도 줍고 동냥이라도 해서 피워야지”라고 말했다.담뱃값을 아끼기 위해 버려진 담배꽁초를 주워 모으는 노인도 있었다. 김 할아버지는(75) “궁할 때를 대비해서 다른 사람이 얼마 피우지 않은 채 버린 꽁초를 미리 주워놓고 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할아버지 손에는 비교적 길이가 긴 4-5개의 담배꽁초가 쥐어져 있었다. 담뱃값이 오르면서 빈곤층 노인들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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